[6·4 지방선거]서울시 구청장 '어게인 2010' 야당 후보 싹쓸이

25개 자치구 중 20개 자치구에서 야당 승리
민선 5기에서도 강남·서초·송파·중랑 등 4곳만 가져가
야당 구청장들 대거 재선 성공
  • 등록 2014-06-05 오전 8:44:34

    수정 2014-06-05 오전 10:15:01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서울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결과가 ‘어게인 2010’이 됐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함과 동시에 서울시 25개 구청장 선거에서도 야당 후보가 대거 당선됐기 때문이다.

5일 오전 8시 현재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내 25개 자치구청장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은 20개 자치구에서 구청장으로 당선이 됐다.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곳은 곳은 강남·서초·송파와 중랑 및 중구 등 5개 자치구 뿐이다.

야당 후보들이 대거 구청장에 당선된 이유는 서울시장에 당선된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선거 초반부터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우세를 이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현직구청장들이 대부분 야당 후보였던 만큼 현직 프리미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6월 민선 5기 동시지방선거에서 구청장 중 여당인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된 곳은 강남·서초·송파·중랑구 등 4개 자치구에 불과했다. 나머지 21개 자치구는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후보들이 싹쓸이했다. 시장선거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민주당의 한명숙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지만 구청장 선거에서는 여당이 완패한 것이다.

당시 서울시 구청장 선거결과는 역대 동시지방선거 결과에 비교했을 때 이변이었다. 1995년 열린 제 1회 동시지방선거에서는 시장에 당선된 조순 후보가 속한 민주당이 23개 자치구에서 승리하며 시장과 구청장 간의 소속 정당 동기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후 2회 선거에서도 시장에 당선된 고건 후보의 새정치국민회의가 구청장 선거에서도 선전을 이어가 19개 자치구를 가져갔다.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서울시장이 된 3회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22개 구청의 구청장을 배출했다.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 4회 선거에서는 아예 25개 자치구 모두가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을 선택했다. 1~4회까지 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자를 낸 정당이 구청장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둔 것이다.

그러나 지난 5회 동시지방선거에서는 이런 흐름이 깨졌고 이후 오세훈 시장과 야당 소속 구청장들 사이에는 정파적 입장에 따라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들이 불거지곤 했다. 여당 소속 시장과 야당 소속 구청장들 간의 갈등은 오세훈 시장이 ‘무상 급식’ 찬반 투표 부결에 따라 시장직에 물러나고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현 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면서 사라졌다.

대신 박 시장은 새누리당 소속 구청장들과 껄끄러운 관계 속에서 시정에 임해야 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25개 자치구를 돌아보는 현장시장실을 추진했지만 새누리당 소속 구청장이 있는 강남· 서초· 송파구 등에서는 열리지 않았다. 구청이 요청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강남구는 구룡마을 재개발을 두고 서울시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구룡마을 재개발 사업이 지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더구나 선거 이틀 전인 지난 2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 분석에서는 25개 지치구 가운데 새누리당 우세·경합우세 8곳, 새정치연합 우세·경합우세 15곳, 경합지역 2곳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이 선전하면서 박 시장의 민선 6기 행보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박 시장이 선거 초반부터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여론조사 등에서 앞서면서 일찌감치 서울시장 선거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고 박 후보의 고공 지원에 힘입어 당선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구청장들이 적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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