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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닷컴 제공] 전남 완도는 건강과 생태의 섬이다. 전복·매생이 등 고품격 먹거리가 넘쳐나고, 청산도·정도리 구계동 등에서 완전한 생태와 만나면 삶의 질은 한단계 높아진다. 여기에 정서적 안정을 품게하는 보길도의 윤선도 유적지도 빼놓을 수 없다. 해남이 땅끝이라면 완도는 길끝이다. 섬이지만 연륙교로 연결되어 여행객의 발걸음을 이어놨기 때문이다. 구슬을 꿰어서 보배로 만들 듯, 완도가 품은 섬들이 연륙교로 꿰어지며 보배가 되고 있다. 길끝이란 유한의 경계에서 건강이란 이상향을 만날 수 있는 완전한 곳, 완도를 체험했다.
◎ 그 섬에 가고 싶다
보길도의 옷섶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보길도의 속살은 두 다리(남창교·완도교)를 더듬으면 안을 수 있는 완도 본섬에 비해, 여행객의 애간장을 녹이고 남음이 있다. 보길도는 완도의 화흥포항에서 여객선에 몸을 실어야만 닿을 수 있다. 그렇다고 보길도가 곧바로 손을 내미는 것은 아니다. 노화도 동천항을 거치고, 또다시 굽이굽이 도는 섬길을 숨 헐떡이며 돌고나서야 빼꼼히 얼굴을 내민다. 노화도와 연결된 보길대교를 건너면 보길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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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보길도는 꿈이 되었다. 생계에 발묶인 현대인들이 번듯한 위락시설이 없는 이곳을 노스텔지어로 여기는 듯하다. 겨울 엄동의 칼바람이 잦아들면서 여행객의 발길이 보길도를 정조준했다. 보길도 역시 핏물 가득 먹고 피어나는 동백의 수혈을 받은 후에 짙푸른 생명을 머금으며 객을 맞을 준비에 들어갔다. 윤선도는 세연정 앞 너럭바위에서 낚시를 드리우며 세월을 낚았단다. 회수담이 휘감아 도는 세연정에서 풍류를 즐기던 그처럼, 오늘의 나그네들도 퇴색해 고색을 입은 세연정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다.
◎ 세계가 인정한 청산도의 자연
영화 ‘서편제’가 그러했고, 드라마 ‘봄의 왈츠’가 그러했다. 자연 그대로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청산도는 그렇게 사람들의 가슴 속을 파고 들었다. 윤석호 감독의 계절 연작(가을동화·겨울연가·여름향기)은 청산도에서 재하와 은영의 사랑을 담으며 그렇게 마무리됐다. ‘서편제’의 유봉·송화·동호의 소리 여행은 청산도의 돌담 곁 굽은 길처럼 그렇게 시작됐다. 청산도의 그곳엔 언제나 유채의 노란 환호가 이어졌고, 여행객의 가슴 속에도 노란 기원이 담기게 했다.
오죽했으면 여행객들이 자연 외에 아무 것도 없는 이곳을 가장 가고 싶은 섬으로 꼽았을라고. 우리네 까만 눈을 노랗게 물들이던 청산도가 이제 노란 벽안의 사람들에게도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유엔에서 선정한 ‘슬로시티’ 국제인증을 받았다. 이를 자축하는 행사도 마련됐다. 4월18~19일 청산도와 신지도에 걸쳐서 진행되는 제1회 세계슬로걷기축제가 그것이다. 세계인이 함께 완도의 자연을 만끽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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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은 완도를 풍요롭게 하는 보석이다. 3000여 전복 양식 농가가 1년에 벌어들이는 돈이 5500억원에 이른다니, 열린 입이 쉬이 닫히지 않는다. 완도 노화도의 전복은 김이 지키던 특산품의 명예를 이어받아 완도의 이름을 더욱 높이고 있다. 완도 전복의 품질은 그들이 먹는 먹거리의 풍성함으로부터 나온다. 겨울철엔 사람이 먹어도 좋을 고품질의 미역으로, 3월 이후엔 다시마로 전복 살을 튼실히 만든다. 미역이나 다시마 역시 완도의 바다가 키워낸 것이다. 완도 전복이 다른 곳과 다른 나라의 전복에 비해 품질면에서 한발 앞설 수 있는 것은 넉넉한 완도 앞바다의 풍성함에 의지한 바 크다.
6년을 키워낸 완도 전복 3~4개의 가격이 산짓가로 9만원에 이른다. 이 전복은 경향 각지에서 20만원을 호가한다니, 가두리 양식장에 덕지덕지한 전복을 보는 순간 눈 앞에 꼬리를 무는 ‘0’의 행진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건강의 섬 완도를 일군 일등공신 전복은, 알고보니 부자 섬 완도를 키워낸 블루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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