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선물 받은 구찌 신발을 교환하려고 2주전(6월10일) 방문했다가 원하는 신발 사이즈가 없어 이날 다시 매장을 찾았다.이씨는 주문해 뒀던 신발을 확인하던 중 신발 주위에 스크래치(상처)와 바닥이 심하게 닳아 있는 흔적을 발견하고 매장 직원에게 항의했다.
이씨는 “유명 명품 브랜드가, 그것도 구찌 청담 본점에서 매장 DP상품을 고객에게 고지도 없이 판매한다는 사실이 기가 막힌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야 부점장으로부터 차액(교환 원하는 상품과 실제 선물 받은 제품의 구매 차액)을 보상해 주겠다는 답변이 왔다. 또 사건이 발생한지 한 달쯤 지난 7월10일 본사 구찌 슈즈총괄팀장으로부터 죄송하다는 사과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이씨는 “기업 차원에서 바로 사과하고 이 같은 부분을 어떻게 시정하겠다고 제시했다면 이렇게 화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차액 보상으로 이번 일을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다시 한 번 고객을 우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장에서 DP로 인해 손상된 상품은 주기적으로 점장 및 담당직원들의 판단 아래 DP 손상품으로 분류, 보관한 후 본사에 반품하고 있다”면서 “중고품의 매장 판매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이처럼 명품의 콧대가 하늘을 찌르면서 명품 매장 직원들의 불친절도 도를 넘어섰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또 진열용 제품을 제값에 파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주부 박순이씨(41·여)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박씨는 “가방을 구경하는데 함께 매장에 들어선 고객이 VIP인지 매장 직원들이 모두 그 여성 안내에만 급급한 나머지 내 자신이 머쓱할 정도였다”며 “얼굴이 화끈거려서 더 이상 둘러볼 수 없어 도망치다시피 나온 적이 있다”고 경험을 얘기했다.
한 명품 매장 관계자는 “장인이나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이기 때문에 진열상품도 정품 그대로의 가격에 팔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재고 수량의 여유가 없을 경우 가끔 대응하기 곤란한 정도의 스크래치 제품을 손님들에게 팔 게 되는데 양심적으로 뜨끔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 일을 통해 대기업 또는 해외명품들의 소비자에 대한 방만한 판매 행태에 경종을 울렸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조만간 이 사건과 관련해 현수막을 들고 강남일대를 걷거나 청담동 구찌 매장 앞에서 현수막 시위도 생각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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