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편가르기 하지 마라"

합병 예정 KTF 끌어안기 `언행 주의보`
KTF 280명 파견발령..조직융합 개시
직급·연봉도 유지..이석채 회장 "교주고슬 하지마라"
  • 등록 2009-05-06 오전 11:23:53

    수정 2009-05-06 오전 11:23:53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최근 KT 사내 게시판에는 전 임직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고지가 떴다. 사내에서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는 주의보 였다. 특히 KT·KTF 출신간 편가르기를 하거나 의도적으로 비교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렸다. 이 같은 행위가 발견될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합병을 위해 공정위와 방통위 승인, 대규모 매수청구 방어 등 굵직한 현안들을 극복한 KT(030200)가  `합병 후`를 대비한 내부 추스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합병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조직융합이 최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우선 시험대가 될 인사가 오늘(6일) 이뤄졌다. KTF(032390) 직원 280명이 KT에 파견발령됐다. 조기 통합 및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KT 본사·지원부서·글로벌사업본부·기업고객부문으로 배치했다.

이 같은 조직융합 시작에 따라 KT는 끼리끼리 문화를 만들거나 근거없는 선입견을 갖고 KT·KTF 출신을 구분지을 경우, 주의조치 하기로 했다. KT로 옮겨간 KTF 직원에게는 직급·연봉도 현 수준을 유지해 주기로 했다. 현재는 KTF가 KT에 비해 다소 유리한 수준이다.

KT 관계자는 "KT·KTF 직원들간 긍정적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사내 기업문화 캠페인을 진행중"이라면서 "진솔한 칭찬과 활발한 의견교류를 하고, 동료를 가족처럼 대하자는 캠페인 지침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양사 임직원들은 지난달 전사적으로 부서별 합동체육대회를 실시한 바 있다"면서 "양사 임직원들간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석채 KT 회장도 앞장서고 있다. 1주일중 이틀은 KTF 본사로 출근해 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KT의 조직철학을 그대로 KTF 직원들에게도 적용하는 것은 옳지않다"면서, 일방적인 조직문화 강요가 아니 탄력적으로 조직을 운영을 할 뜻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교주고슬(膠柱鼓瑟)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조직의 기본원칙이 있어도 현실에 맞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교주고슬은 거문고의 기둥을 아교로 붙여놓고 거문고를 탄다는 뜻으로, 규칙만 고수해 융통성이 없는 꽉 막힌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한편 KT는 통합법인 사업강화를 위해 휴대인터넷사업본부를 컨버전스와이브로사업본부로 개편하고, 기업고객부문 내 IDC사업본부를 IMO(Infrastructure Management Outsourcing)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해 기업고객 서비스를 강화시켰다.

KTF도 통합에 대비 개인고객부문 형태로 조직을 정비하고, 비즈니스부문 무선인터넷운용실·고객서비스부문 유통정책실을 신설했다. 인력배치도 합병과 동시에 사업추진을 가속화하기 위해 직무별 수평이동을 원칙으로 하고, 수평이동이 불가능할 경우 업무·인력을 유사조직으로 이동하거나 조정할 계획이다.

고객들에게도 `하나된 KT, 변화된 KT`를 인식할 수 있도록 중점 과제를 선정·추진 중이다.

합병 출범일인 내달 1일부터 양사 콜센터를 통해 유·무선, 결합서비스 상담이 가능해진다. 콜센터 접속번호는 100번으로 통합된다. 합병에 따른 결합상품도 다양해진다. 1인가구·소호·중소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고객 맞춤형 결합상품과 정액형·비통신제휴형 결합상품을 출시해 고객 선택권을 확대하기로 했다. 가정용 와이파이(WiFi)폰·PC-모바일-TV 멀티단말 연동서비스를 비롯한 유무선 컨버전스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올 9월까지 통합 요금청구서를 제공하고, 11월까지 양사 홈페이지와 사이버고객센터를 통합해 유무선 상품정보 조회·변경이 단일 사이트에서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양사간 마일리지도 올해말까지 통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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