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1박 2일을 보내고, 토요일 저녁 5시 50분 인천-달라스 경유-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장기여행은 처음이기에 짐은 제대로 챙겼는지 살짝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어찌 ‘뉴욕’을 간다는 설렘에 비할 수 있으랴.
그러나 아메리칸항공은 허니무너를 배려하지 않았다. 많은 외국계 항공사는 자리를 미리 지정할 경우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당일 배정받은 우리는 앞뒤자리여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도 두어번의 거절 끝에 덜 불친절한 외국인을 만나 자리를 바꿀 수 있었다.
원월드 얼라이언스에서는 아시아마일즈(아시아 노선이 많은 캐세이퍼시픽 등을 이용할 수 있다)가 가장 쓸모 있다는 얘길 듣고 미리 회원가입을 했다. 하지만 남미 등에서 마일리지 적립이 누락되기도 해 나중에 적립하려니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미리미리 회원 가입을 하고 발권할 때 그 자리에서 마일리지 적립을 체크하는 게 가장 좋다.
13시간 넘게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하며 도착한 달라스 공항. 경유시간은 3시간정도로 길지 않았다. 공항안에서 ‘DALLAS’가 쓰여진 커플 티도 사고, 내 얼굴만한 맥도날드 스낵랩을 먹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3시간여의 비행끝에 드디어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 도착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김포공항처럼 국내선이 많은 곳으로 생각만큼 규모가 크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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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 2개에 배낭 2개. 짐이 많은 우리는 우산을 펼 겨를도 없이 다른 택시를 찾아 헤매다가 간신히 잡아타고 다시 목적지를 불렀다. 몇번이고 확인한 택시기사는 다른 기사와 통화를 한 후에야 힐튼 타임스퀘어 맞은 편에 우리를 떨궈줬다.
뉴욕의 심장에 당도했다는 설렘보다는 배고픔과 추위에 얼른 체크인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대충 청소가 된, 뷰는 전혀 없는 방에 얼리 체크인하고 추위에 언 몸을 녹였다.
오후 3시엔 뉴욕에서만 볼 수 있다는 ‘스파이더맨’을 예약해 둔 상태라 그 전에 메이시스 백화점을 가 볼 계획이다. 아침도 굶고 타임스퀘어에서 메이시스 백화점까지 걸었는데, 길거리에서 파는 3달러짜리 핫도그가 너무 땡긴다. 신랑은 메이시스 가면 맛있는 게 있을 거라며 계속 직진했다. 그러나 메이시스엔 맥도날드, 스타벅스, 피자가게 등이 있었을 뿐 맛집은 찾을 수 없었다.(내가 못 찾은 것일 수도 있다.) 배고픔에 지친 내게 세계 최대 백화점 메이시스는 볼 것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너무 낡고 허름해서 그냥 오래된 마트에 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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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비싼 표라 졸지 않으려 했는데, 스르르 감기는 눈은 어쩔 수 없다. 관객의 환호가 터지는, 스파이더맨이 날아다니는 장면은 본의 아니게?! 놓치지 않고 봤지만, 그외엔 잘 기억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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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비바람치는 록펠러센터 전망대엔 사람이 거의 없다. 강한 조명을 받고 있는 몇몇 빌딩을 제외하고는 볼 수 있는 게 없다. 그래도 록펠러센터에 올랐다는 기념사진을 남겼다. 그리곤 호텔 근처 타임스퀘어를 뉴요커인양 마구 돌아다녔다.
이렇게 뉴욕에서의 둘째날이 지나간다. 매번 TV에서만 보던 그곳에 우리가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내일은 시티투어를 해야지…. 그 유명하다는 MoMA도 필수코스다. 설렘을 안고 시끄러운 맨하튼 중심가에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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