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증진재단이 1월 20~27일 전국 14~19세 남녀 중고등학생 1천 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건강에 대한 인식과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소년의 29.1%가 최근 한 달 동안 심한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22.8%는 심한 두려움을, 22.2%에서는 심한 신경과민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해 청소년 정신건강관리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대상 청소년의 64.5%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었지만, 절반이 넘는 33.2%는 평상 시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20.7%), ‘성적에 대한 부담’(20.5%), ‘외모’(17.3%), ‘부모님과의 갈등’(15.5%) 순이었다.
특히 청소년 응답자의 51.6%가 ‘살아 있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했지만, 이와 같은 삶의 회의에 대해 ‘사람들과 고민을 나누겠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1.9%에 불과해 올바른 스트레스 대처를 위한 소통의 장 마련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청소년 92% 스트레스 상황 지속
두뇌질환을 위주로 진료하는 한 한의원이 중학생 181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실태조사를 한 결과, 92%(167명)가 평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 중 66%(120명)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냥 참는다’ 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같냐’ 는 질문에 모르겠다나 풀리지 않는다 고 답한 인원이 112명이나 되었다.
방과 후 친구와 어울리는 시간을 묻는 질문에도 30분 미만이라고 답한 수가 47명(26%)로 가장 많았고, ‘방과후 친구를 만나지 않는다’ 라고 답한 인원도 33명(18%)나 되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시절은 고민을 가장 공감할 수 있는 또래와 대화를 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푸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학업에 대한 부담과 방과 후 학원으로 가는 청소년들이 많기 때문에 또래와의 소통이 없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스트레스 심화되면 ADHD, 난독증, 우울증 등 각종 두뇌질환 악화될 수도
스트레스가 성인들에게 번아웃 증후군, 우울증 등의 증상을 가져온다면 소아?청소년들에게는 틱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ADHD나 난독증 같은 두뇌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두뇌질환들은 선천적 요인(유전적 요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후천적 요인(환경적 요인)에 노출될 경우 나타나거나 또는 심해진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 가운데 스트레스가 증상을 악화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스트레스 실태조사’에 따르면, 11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ADHD 자가진단표에서 스트레스를 참는다고 답한 청소년 120명 중 55명(46%)이 ADHD 자가 진단 항목 4개 이상을 선택했다. 반면 스트레스를 다른 방법으로 푼다고 답한 아이 55명 중에서는 15명(27명)만이 자가 진단 항목을 4개 이상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상훈 원장은 “이번 조사에서 사용된 ADHD 자가 진단으로 ADHD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11개 항목 중 4개 이상을 선택한 청소년들은 ADHD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성인에 비해 청소년은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하다. 심리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참아버리면 그 순간에는 해소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더 큰 스트레스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며,“이러한 스트레스가 쌓이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유발하거나 ADHD나 틱장애, 난독증 등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