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약사 실적, 리베이트 규제에 `허우적`

동아·유한·한미·대웅 등 상위사 매출 성장세 정체
리베이트 감시 강화·신제품 고갈 등 요인
  • 등록 2011-08-01 오전 10:48:36

    수정 2011-08-01 오후 5:38:56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의 실적부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리베이트 감시 강화, 약가인하정책 등 정부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굵직한 신제품이 등장하지 않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 녹십자, 대웅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LG생명과학 등 상위제약사들이 올 상반기에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7개사중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 이상 증가한 업체도 단 한곳도 없었다. 
▲ 중요 상위제약사 2011년 상반기 매출·영업익 추이(단위: 억원, %)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리베이트 감시강화에 따른 영업활동 위축으로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부진을 겪으면서 전반적으로 매출 상승세가 주춤했다.

동아제약(000640)은 매출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2.9%에 불과했다. 이중 전문약 매출은 3.6% 감소했다. 그동안 성장세를 주도하던 천연물신약 `스티렌`의 매출이 정체를 보였으며 지난해 특허가 만료돼 약가가 20% 인하된 `동아오팔몬`의 매출이 20% 줄었다. 다만 박카스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5.3% 증가했다는 점이 위안이다.

녹십자(006280)는 지난해 1분기에 반영됐던 신종플루백신의 실적이 빠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신종플루백신 효과가 사라진 지난 2분기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두 자리수 성장세를 보였지만 굵직한 신제품 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동안 다국적제약사와의 제휴를 통해 도입한 오리지널 의약품을 앞세워 승승장구하던 대웅제약(069620)도 실적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우루사의 약국 매출이 `차두리 효과`로 전년동기대비 2배 늘었지만 전문약 제품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화이자의 `프리베나`, MSD의 `바이토린` 등 경쟁력있는 오리지널 제품을 장착했음에도 시장 환경 악재를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유한양행(000100)도 지난해부터 한국UCB제약의 8개 품목, 베링거인겔하임의 고혈압약 `트윈스타` 등 굵직한 신제품을 도입했지만 실적이 호전되지 않았다. 한미약품(128940)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상위제약사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던 종근당(001630)도 더 이상의 추진 동력을 얻지 못하면서 실적 상승세가 둔화됐다. LG생명과학(068870)도 좀처럼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다 제약사들이 전반적으로 신약과 개량신약과 같은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지 못해 집단 부진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또 소화불량치료제 `가스모틴`, 고혈압약 `아타칸` 등 대형 복제약 시장도 대거 열렸음에도 리베이트 감시 강화로 제약사들이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지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반기에도 제약사들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아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등은 리베이트 적발 제품 약가인하라는 대형 악재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행중인 시장형실거래가제에 따른 약가인하, 정부의 새로운 약가인하정책도 예고된 상태다.

하반기에 등장할 굵직한 신제품도 동아제약과 녹십자의 천연물신약 `모티리톤`, `신바로` 등에 불과하다.

최종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베이트쌍벌제와 시장형실거래가제도 등 정부의 제약영업 규제 강화로 전반적으로 제약사들의 실적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 고혈압약 등 대형 제네릭 시장 개방이라는 긍정적인 요인은 있지만 정부 규제 지속으로 단숨에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한미약품, 2Q 영업익 36억..2분기 연속 흑자(상보) ☞한미약품, 2분기 영업익 36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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