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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정보는 전사(transcription)라는 과정을 통해 DNA에서 메신저리보핵산(mRNA)로 흐른다. 단백질을 생산하는 세포 조직(cellular machinery)은 mRNA를 번역해 DNA에 저장된 유전적 지시에 따라 단백질을 만든다. 인체의 장기와 조직은 다양한 유형의 세포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DNA에 동일한 유전정보가 저장돼 있다. 그러나 근육 세포, 신경 세포 등 세포 유형마다 고유한 기능을 발휘한다.
어떻게 이런 차이가 날까? 이러한 차이는 바로 유전자 조절에 의해 발생한다. 유전자 조절이 잘못되면 암, 당뇨병, 자가면역질환 등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유전자 조절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인류의 과제 중 하나였다.
앰브로스 교수와 러브컨 교수는 유전자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은 RNA 분자인 miRNA를 발견했다. 노벨위원회는 “그들의 획기적인 발견은 완전히 새로운 유전자 조절 원리를 밝혀냈다”며 “miRNA는 유기체의 발달과 기능에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했다.
1980년대 후반에 앰브로스 교수와 러브컨 교수는2002년 노벨상을 수상한 로버트 호비츠(Robert Horvitz)의 실험실에서 시드니 브레너(Sydney Brenner), 존 설스턴(John Sulston)과 함께 박사 후 연구원(postdoctoral research)으로 일했다. 그들은 1mm 길이의 회충인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을 연구해왔다.
그 결과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유형의 RNA인 miRNA에 의해 매개되는 유전자 조절의 새로운 원리가 발견됐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1993년 학술지 ‘셀’(Cell)에 2편의 논문으로 발표됐지만 당시에는 과학계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했다. 이러한 유전자조절이 예쁜꼬마선충의 특이한 메커니즘일 가능성이 높다고 간주했기 때문이다.
러브컨 교수는 “그 순간에는 그저 기발한 것뿐이었고, 우리가 작업하고 있던 것이 흥미로웠다”며 “이것으로 노벨상을 수상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분야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지만 그 다음에는 이 분야가 상을 받을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해당 연구결과 발표 이후 점차 수백개의 서로 다른 miRNA가 확인되면서 현재는 miRNA에 의한 유전자조절이 다세포 유기체에서는 보편적이라는 인식이 통용되고 있다.
한편 앰브로스 교수는 1984년 하버드 대학 교수가 됐지만 miRNA를 발견한 직후 앰브로스의 재임을 거부한 일이 있다. 이후 앰브로스 교수는 다트머스 대학, 매사추세추 대학 의대 교수로 합류하게 됐다. 하버드대가 노벨상 수상자를 1명 더 배출할 기회를 놓친 셈이다.
그는 “러브컨이 또 다른 수상자를 사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랍고 기뻤다”며 “개리는 정말 좋은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종류의 일이 기초과학자들, 특히 선충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일어날 때마다 이는 특정 과학자에 대한 축하가 아닌 연구를 하는 방식에 대한 축하라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모두는 RNA가 매혹적이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재다능하다는 것을 안다”고 강조했다.
△1953년 12월 1일 미국 뉴햄프셔주 하노버 출생
△MIT 생물학 전공
△1975년~1976년 MIT 암연구센터
△1984년 하버드 대학교 교수
△1985년~1979년 MIT 교수
△1992년~2001년 다트머스 대학교 교수
△2001년~2007년 다트머스 의과대학 교수
△2008년~현재 매사추세츠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개리 루브컨(Gary Ruvkun) 교수 약력
△1952년 3월 26일 미국 캘리포티아주 버클리 출생
△1973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생물물리학 전공, 예술 학사 학위 취득
△1982년 하버드 대학교 생물물리학 박사
△1982년~1985년 MIT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
△1985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과 하버드 의과대학(Harvard Medical School)의 수석연구원, 현재는 유전학 교수로 재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