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마트에서 물건을 훔친 아이 몸의 멍 자국을 발견한 마트 주인이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아이의 엄마가 입건된 사연이 전해졌다.
27일 YTN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대전 산성동에 있는 한 슈퍼마켓에 만 9살 남자아이 A군이 방문했다.
A군은 음료수와 장난감 등을 계산하지 않은 채 나가다 마트 직원들에게 발각됐는데, 이 과정에서 마트 주인 B씨는 A군 양팔에 멍 자국이 여럿 있는 걸 보고 경찰에 아동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
|
B씨는 “(A군의) 몸을 보니 멍든 게 많았다”며 “절도가 문제가 아니라 몸에 이상이 있어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에 신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B씨는 우선 A군에게 다친 이유를 물었고, 대답을 한참 망설이던 A군은 결국 “어머니에게 맞아서 생긴 멍”이라고 사실을 실토했다.
그러던 사이 절도 사실을 들은 A군의 어머니가 마트에 도착했다. 다급한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한 B씨는 어머니에게 “절도가 나쁜 일이라는 걸 알려줘야 하니 경찰을 불러 훈계해달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B씨는 출동한 경찰들에 잠시 가게 구석에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한 뒤 “학대가 의심된다”며 신고했다.
| (영상=YTN 방송화면 캡처) |
|
이에 경찰은 A군의 등과 팔, 다리 등에서 다수의 멍 자국을 확인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지적장애가 있던 A군은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었고, 두 사람 모두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은 A군의 어머니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현장에서 어머니와 분리된 A군은 현재 친척이 돌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