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70대 부부가 75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KAIST에 유증(遺贈)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승웅(74)·조정자(72)씨 부부. 이들은 지난달 서울시 성북구 상가와 경기도 의정부시 상가 등 3건의 부동산을 KAIST에 내놓았다.
이씨 부부는 부부의 인연을 맺을 당시부터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자고 약속했다고 했다.
부부의 작은 참여로 국가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곳을 찾던 중 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하는 KAIST를 알게 됐다. KAIST와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부부였지만 올 봄 기부를 결심하고 부부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기부 방법으로 유증을 선택했다.
남편 이승웅 씨는“어느 겨울날 자전거를 타고 눈길을 뚫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집으로 오는 길에 순댓국집이 있었는데 그 추운 겨울날 따뜻한 순댓국 한 그릇이 얼마나 먹고 싶었던지요. 그 돈이면 온 가족, 열 식구가 돼지고기를 배불리 먹을 수 있을 텐데 어떻게 혼자 먹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아내 조정자씨는 “처음 결혼해서 어찌나 검소한 사람이던지 너무 알뜰한 남편을 흉봤습니다. 하지만 저도 어느새 닮아가고 있더라구요. 닭고기값 500원을 아끼려고 시장 곳곳을 돌아다녔어요. 얼마인지만 묻고 다니니까 제일 싼 가게에서 저에게는 더 이상 안판다고 하더라구요”라며 미소 지었다.
그렇게 무섭게 아끼며 일군 값진 재산이었다. 부부는 소중한 재산을 KAIST에 내놓으면서도 주저하는 기색이 없었다.
강성모 총장은“평생 모은 재산을 흔쾌히 기부해주신 부부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기부자의 기대를 학교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 세계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승웅·조정자 부부 발전기금 약정식은 16일 본관 제1회의실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