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오던 이석채
KT(030200) 회장이 3일 이사회에 대표이사(CEO)와 회장직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프리카 출장길에서 돌아온지 하루만이다.
| 이석채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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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밝힌 뒤 3만 5000여명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직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솔로몬왕 앞의 어머니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다”며 사의 표명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메일에서 “일련의 일로 더 이상 현 상태를 지속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며 “회사가 마미되는 것을 그대로 지켜볼 수 없었고, 아이를 위해 아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솔로몬 왕 앞의 어머니의 심정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이사회에서 후임 CEO가 결정될 때까지 모든 혼과 힘을 기울여서 중요한 과제들을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낙하산 논란이 심했던 친박계 홍사덕·김병호·김종인 전 의원 등의 KT 경영고문·자문위원 직함을 없애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안에 경쟁사 대비 1조5000억이나 많은 인건비를 1조까지 줄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이사회에 임원 수를 20% 줄이고, 그간 문제가 제기된 고문과 자문위원 제도도 올해 내에 폐지하겠다. 의혹이 해소될 수 있다면 내 연봉도 숨김 없이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검찰 수사 내용과 관련 ’여러가지 의혹들’, ‘상상을 초월한 억측들’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 회장의 급박한 사임 결정은 참여연대가 고발한 부동산 배임 건 외에 다른 비리 부분까지 전방위로 수사가 확대되면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 남중수 전 KT 사장의 중토퇴임하는 전철을 밟게됐다. 남 전 사장은 ‘KT-KTF 납품비리’ 혐의로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CEO 직에서 물러났다. 민영화된 KT의 지배구조 리스크에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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