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게 없다"..해외펀드 위탁운용 줄줄이 해지

한화투신·동양투신·유리운용 잇따라 계약해지
해외운용사, 운용자산 급감해 수지타산 안맞아
국내운용사, 노하우·인력축적.."직접운용 하겠다"
  • 등록 2009-02-02 오전 11:43:23

    수정 2009-02-02 오전 11:43:23

[이데일리 장순원기자] 국내자산운용사와 해외 위탁운용사간 자산운용 위탁계약이 잇따라 파기되거나 종료되고 있다.

위탁운용사 입장에선 글로벌증시 위축 탓에 해외주식형펀드에서 운용자산이 급격히 줄어 수익이 남지 않아서 해지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투신사들은 운용노하우가 축적됐고, 관련 인력이 늘면서 수수료를 지불하기 보다 직접 해외주식형펀드를 운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2일 자산운용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투신운용은 물펀드인 `글로벌북청물장수주식투자신탁 1호` 위탁계약을 맺었던 스위스 자산운용사인 SAM(Sustainable Asset Management)과 계약기간이 만료돼 위탁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위탁운용사 입장에선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운용규모가 작아 수익이 크지 않았다. 수자원 고갈 우려 및 친환경 산업 등에 관심이 쏠리며 물관련산업에 투자하는 `물펀드`는 2007년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증시가 폭락한 탓에 수익률이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월말 기준으로 이 펀드의 순자산액은 110억원, 설정액은 160억원 수준이며, 최근 1년간 수익률은 약 -40% 정도다.

한화투신 입장에선 운용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위탁운용사의 관심에서 빗겨나있다는 점이 불만이었다. 한화투신 관계자는 "얼마 전에도 GAM에 반등시 탄력성이 좋은 대형주 비중을 늘리고 소형주 비중은 낮춰달라 요구했는데 팔로우업이 너무 늦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 내 리서치역량이 커져 수수료를 별도로 지불할 필요없이 직접 해외펀드를 운용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해외펀드 첫 출시시점에 대안투자운용본부 리서치 인력은 8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0명을 넘어선 상태다. 한화 측은 이번 계약해지로 위탁에서 직접 운용하는 것외에 운용방식 등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양투신운용의 `동양동유럽스타주식`과 `동양브릭스알파주식`을 위탁운용해 오던 프랑스의 나티식스도 최근 운용계약 해지를 알려왔다.

동유럽 펀드의 경우 현지 로컬브로커를 고용해야 하는 등 비용이 많이 드는데, 운용규모가 너무적어 수익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양투신은 현재 이 펀드를 직접운용 중이지만, 가급적 빨리 다른 해외위탁운용사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재 동유럽스타펀드의 경우 설정액이 1억3000원, 브릭스알파펀드는 1억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 23일엔 유리자산운용의 `유리 글로벌노르딕 주식투자신탁`의 해외 위탁운용을 맡아오던 스웨덴 은행인 한델스방켄도 최근 이 펀드의 규모가 너무 작다는 이유로 위탁운용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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