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롭게 밝힌 이면 계약서는 eBK증권중개(eBK)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체결된 3건의 계약서로 기자들에게 공개는 했지만 배포하지는 않았다. 당초 김경준씨가 검찰에 제출한 이면 계약서는 1개로 알려졌었다.
이씨는 LKe뱅크, 이명박 후보, 김경준씨가 eBK와 각각 맺은 계약서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4가지 계약서가 벌써 다 검찰에 제출이 돼 있다"며 "원본들을 한국 검찰에 이번 금요일까지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씨는 이날 원본을 공개할 경우 "이 후보가 자신의 사인을 부인하거나 다른 사인으로 위조할 가능성이 크다"며 당초 약속과 달리 원본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 계약서들은 LKe 뱅크, BBK, eBK 등 회사와 이명박 후보간 복잡한 지분 관계들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 계약과는 다른 비밀 내용이 들어 있지는 않기 때문에 '이면 계약서'라 부르기엔 무리가 있다.
김경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은 지난 2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이들 3종의 계약서를 종합해 조사하면 이명박씨가 이번 사건(김경준씨의 BBK 주가조작 및 384억원 횡령)과 무관하지 않음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약서를 종합 분석해 보면 이명박 후보가 BBK의 실질적인 소유주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당초 김경준씨가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계약서는 역외펀드인 AM파파스와 LKe 뱅크간 지분거래 계약을 담은 것으로 추정된다. AM파파스는 LKe뱅크 지분 60%를 10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김 씨는 이 계약서에 "LKe뱅크가 BBK와 eBK의 지주회사"며 "이 후보가 LKe뱅크 지분을 100% 가지고 자회사인 BBK와 eBK 지분 모두를 소유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문건의 존재를 일부 시인하면서도 문건 내용에 이 후보가 BBK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위조 전문가인 김경준씨가 문서를 위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BBK는 김경준씨가 대표이사로 있던 투자자문회사로 2000년 12월~2001년 12월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주가조작과 횡령 사건에 깊숙히 연관돼 있는 회사다. eBK는 이명박 후보가 2001년 2월 설립한 사이버 증권회사. 이 후보는 금감원이 BBK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자, 이 사업을 포기했다고 주장한다.
LKe뱅크는 처음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100% 지분을 지닌 1인 회사였다가 이후 증자 과정에서 김경준씨와 하나은행이 주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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