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원 기자]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의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민주당과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그동안 ‘정치공학적 연대’를 반대해 온 안 의원이 2일 자신이 구태정치 중 한 축이라고 비판하던 민주당과 통합키로 했기 때문이다. 비록 ‘제3지대’라고는 하지만 민주당 세력의 대폭 참여는 불을 보듯 뻔하다.
안 의원은 이날 김한길 대표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정치쇄신에 가장 중요한 공약”이라며 “이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 (통합창당)을 결심하게 됐다”고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하루 만에 뒤집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정치연합 내부의 진통이 예고됐다. 김 대표가 지난달 28일 안 의원에게 통합을 제안했을 때 민주당과 통합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하루 만에 ‘제3지대 신당 창당’에 합의하면서 신념을 바꾼 셈이다.
안 의원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가 창당 과정에서 한계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안 의원은 지방선거와 함께 창당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과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더군다나 최근까지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울만한 인물도 찾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정당지지율은 한 주 새 8%포인트 하락한 점도 한계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4~27일 전국 성인 12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18%로서 전주 26%에 비해 무려 8%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광주·전라 지역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은 일주일새 21%에서 35%로 상승세를 탄 반면, 새정치연합은 36%에서 27%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로써 선거만을 위한 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던 안 의원은 이날 신념을 뒤집은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정치연합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앞으로 민주당과 창당 추진 과정에서 극심한 내부진통이 우려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