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태풍 많아지니 재난채권 발행 `사상최대`

1분기 발행 전년비 47%↑..각종 재난에 발행수요 늘어
투자자 입장에선 장기투자 긍정적
  • 등록 2012-04-17 오전 11:12:56

    수정 2012-04-17 오전 11:12:56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각종 재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발행하는 재난 채권 발행이 활발해지고 있다. 재난이 많아지며 그만큼 적극적으로 대비에 나서려는 재보험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투자자 입장에서도 장기적인 투자수단으로 매력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재난을 뜻하는 영어단어(catastrophe)의 앞 세 글자를 따 캣(cat) 본드로 불리는 재난 채권은 재보험사들이 재난 발생에 대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발행 후 일정 기간 대형 재난이 발생하지 않으면 재보험사는 투자자들에게 이자와 추가 프리미엄을 지급하며, 피해 규모가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채권 투자자들이 투자 원금으로 이를 분담하는 구조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재난 채권 발행 규모는 전년대비 47% 증가한 14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990년대 발행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대개 재난 채권은 매년 50억~60억달러 사이에서 발행되고 있으며 작년에는 46억달러가 발행됐다. 총 발행 규모도 128억달러로 크지 않은 편이다. 재난 채권의 올해 수익률은 3.9% 선으로 이는 미국 3~5년물 국채(6.2%)나 `BB-` 등급의 회사채(6.4%),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지수 수익률(6.2%)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재보험사인 뮌헨리에 따르면 지난해는 일본 대지진 등 각종 자연재해에 따른 보험사 손실이 1050억달러에 달해 최악의 해 중 하나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재보험사들의 재난 채권 발행 수요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재난 채권 자체의 성장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폴 슐츠 벤필드증권 최고경영자(CEO)는 "재난 채권 발행 시장의 추가 성장이 점쳐진다"며 "지난 1분기 발행시장에 신규 수요자와 기존의 발행자가 고루 참여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떨까. 일단 지난해 재난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재난 규모가 커지면서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재난 채권 수익률이 낮지 않은데다 금융위기 상황 등에서는 오히려 시장수익률을 웃돌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재난 채권 발행이 월별로 들쑥날쑥한데다 지난해 말 재난 채권 발행이 일부 취소되거나 연기된 만큼 지속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FT는 지적했다. 또 상대적으로 재난 채권 시장 참여자들이 적어 7~8곳의 투자자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것도 단점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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