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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대표는 안 대표를 연일 압박하며 합당 논의에 속도를 높이고자 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오히려 양측의 감정싸움만 키운 꼴이 됐다. 국민의당 측에선 안 대표의 독자출마까지 거론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합당이 무산될 경우 보수 진영의 단일대오를 자신했던 이 대표에게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당 내부로 눈을 돌리면 이 대표는 지난 주말 동안 윤석열 캠프와 ‘지도부 패싱’ 논란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지난 4일 당 경선위원회가 마련한 첫 이벤트인 용산 쪽방촌 봉사활동이 발단이다. 윤석열·최재형·유승민·홍준표 후보가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것. 일각에선 ‘이준석 패싱’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경선의 주인공은 후보인데 당 대표가 주목받는 이벤트를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불참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캠프가) 다른 캠프에까지 당 일정 보이콧을 요구했으면 이건 갈수록 태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전 총장 측은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과 관련해 타 캠프에 어떤 보이콧 동참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경선에 참여하는 다른 후보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이 대표와 범야권 지지율 1위에 맞는 대접을 원하는 윤 전 총장 측이 정면으로 부닥친 지점이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달 말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도 ‘지도부 패싱’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이 대표가 지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중에 윤 전 총장이 당사를 찾아 입당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입당 후 첫 공식일정마저 불참하고 ‘마이웨이’ 행보를 지속하면서 이 대표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한편,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메시지 관리에 돌입했다. 연이은 설화 논란에 ‘준비가 덜 된 대선주자’란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윤석열 캠프는 ‘메시지 레드팀’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외 메시지의 모범 답안을 미리 준비하고, 발언 현장에서 논란의 소지가 감지됐을 때 즉시 개입, 이를 바로잡는 태스크포스(TF)다. 캠프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지난 6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설화 논란이) 한 두 번은 있을 수 있지만, 계속해서 이어지면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된다”면서 “이런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레드팀’을 만들어서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형 캠프는 압박면접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정치 철학과 정책 기조의 주파수를 하나로 맞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