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에서 2011년까지 과거 10년간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도약에 성공한 업체들이다. 이 가운데 이미 공중분해된 웅진과 주요 계열사인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등을 통해 기사회생을 꿈꾸고 있는 STX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명실상부하게 대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기업은 8개사로 줄어든다.
국내에서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진입하기가 이처럼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어려운 이유가 뭘까.
17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중견기업의 저성장함정 탈출 10계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그에 대한 주요 원인으로 ▲중견기업형 경영시스템 부재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성장전략 부족 ▲외부 자원 활용 미흡 등을 꼽았다.
기업 규모별로 전년대비 2011년도 총매출액 증가율을 비교해 보더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13.1%와 10.6%인데 비해 중견기업은 가장 낮은 6.6%를 기록했다. 그나마 이 기간 중견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오히려 2.1% 역성장했다.
실제로 대기업 진입을 눈앞에 뒀던 속옷제조업체 A사는 지난 10년간 매출이 오히려 10% 감소하며 대기업 진입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유력 대기업 후보였던 음료제조업체인 B사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20% 뒷걸음질치면서 대기업 진입은 커녕 생존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또 중견백화점 C사는 이 기간 매출이 4분의 1로, 지방 유력 유통업체인 D사는 반토막 나면서 대기업 진입은 ‘그림의 떡’이 됐다.
이경상 대한상의 중견기업팀 팀장은 “시장의 변화를 외면한 채 한우물만 파서는 기업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며 “특히 중견기업들은 지속적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세계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이날 이 보고서를 통해 중견기업이 저성장 함정을 탈출하고 대기업으로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따라야 할 ‘10계명’을 제시했다. 대한상의가 그동안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업체들과 대기업 진입에 실패한 업체들을 분석해 도출한 결과다.
이어 글로벌 시장중심의 성장전략 확립을 위해 ④해외시장 개척 ⑤시장트렌드 중시의 디자인개발과 R&D ⑥세계시장에서의 차별적 포지셔닝 확립 등을 10계명에 포함시켰다.
또 외부자원 활용체계 구축을 통해 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로 ⑦거래 대기업과의 협력강화 ⑧동종기업과의 협력강화 및 정부조달 활용 ⑨학계·연구소 및 소비자 등의 참여 활성화 등 3개를 꼽았다. 끝으로 과거의 성공사례에 빠져 무리한 사업확장을 꾀하거나 부적절한 관행을 되풀이하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면서 ⑩리스크 관리를 들었다.
중견기업은 평균 종업원 300명 이상으로 중소기업 단계를 졸업했지만 아직 자산규모가 5조원 미만이어서 대기업 집단에 속해 있지 않는 기업을 말한다. 현재 국내 중견기업은 전체 기업의 0.04%인 1442개사에 불과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