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세액확정시 납부후 불복절차 밟겠다"

업계·전문가 "정부신뢰 보호돼야…세금회피목적 아니다"
  • 등록 2008-02-19 오전 11:36:33

    수정 2008-02-19 오전 11:38:39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재정경제부가 지난 2002년 하나은행의 서울은행 인수에 대해 `역합병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가운데, 하나은행은 국세청이 법인세액을 확정할 경우 납부후 법적 절차를 밟아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19일 "관련 세액이 확정돼 고지서가 송달되면 일단 납부한 후 여러 법적 절차를 통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금의 경우 납부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으므로 확정 세액이 통보되면 납부는 하되, 불복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역합병 논란`이 하나은행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하나-서울은행간 합병당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결정 등 공개적인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하나은행으로서는 정부 매각절차를 신뢰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 공자위 결의 기록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향후 하나은행과의 본계약 협상시 법인세 감면효과 등을 감안해 인수가격과 사후보상방법 등 제반 인수조건을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세무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돼있다.

즉 합병후 발생이익에 대한 4400여억원의 법인세 감소혜택을 반영해 1조1500억원의 서울은행 매각가격이 받아들여졌다는 설명이다.

재경부 세제실도 지난 2002년 8월6일 "하나-서울은행 합병은 세금을 부당하게 줄이기 위한 목적의 합병이 아니므로 역합병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나은행에 통보한 바 있다.

H회계법인 관계자는 "합병당시 법인세 감소혜택이 가능한 것으로 행정관청이 의사표명을 했고 하나은행은 이를 신뢰했었다"며 "행정행위에 대한 신뢰보호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보가 보유하던 하나은행 우선주는 경제적으로 볼때 자본금이 아닌 부채에 가깝다"며 "따라서 역합병 요건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의 하나은행 취득 지분은 우선주 발행분만큼 예금보험기금 채권을 인수했고 환매권리가 있어 사실상 부채라는 설명이다.

문제가 된 역합병이 성립하려면 ▲적자회사가 흑자회사를 합병하는 형식일 것 ▲합병법인의 이름은 흑자회사 것을 사용 ▲합병 당사자가 특수관계일 것 등의 세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예보는 하나은행이 지난 1998년 충청은행을 인수할 때 하나은행 우선주를 갖게 됐다. 이 우선주도 예보의 하나은행에 대한 지분으로 인정된다면, 예보를 매개로 하나은행과 서울은행간 특수관계가 성립돼 역합병이 될 수 있다는 것.

세무학회도 당시 예보가 보유했던 하나은행 우선주는 자본금이 아니라 부채이기 때문에 역합병에 해당되기 어렵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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