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연구개발총괄본부가 외부 비공개로 개최한 `중국시장 현지화 포럼` 자리다. 여느때 같으면 `편안한 마음으로 강연 한번 듣고 갈까`했을 법도 했지만, 이날은 분위기가 완전 달랐다.
올해 1∼9월중 중국 자동차시장은 전년대비 27%나 성장했는데 반해,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의 중국판매 순위는 추풍낙엽처럼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포럼 강사로 초빙된 현대차(중국)유한공사 연구개발부 한 임원은 중국 판매부진 원인을 주력모델 노후와 상품운영 전략부족으로 꼽았다.
그는 특히 "중국 현지 딜러들 사이에서 `베이징현대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마다 가격(인하)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장에서의 신뢰상실 및 브랜드 이미지 악화가 판매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내부진단을 공개했다.
GM의 경우도 시보레·뷰익·캐딜락 등 차급별 브랜드를 운용해 차별적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하며, 내년도 1500명 규모의 신기술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현지 연구개발(R&D)을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혼다는 판매량 보다는 영업이익 최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신형 어코드·시빅 하이브리드 등 중국내 신차도 조기 도입하면서 실속형 현지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경쟁사별 강점을 소개했다.
이에 따라, 그는 "현대·기아차가 중국사업에 대한 총체적인 전략수립과 조직 재정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분석 아래, 현대·기아차는 올 연말부터 내년까지 중국시장에서 신차종 5개 모델을 연이어 선보이며 판매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국 소비자와 중국내 자동차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 중국인의 기호와 감성을 반영해 만든 현지형 모델(중국형 아반떼·중국형 쎄라토)출시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로 했다.
올해말 기아차 중국2공장과 함께 내년 4월 현대차 중국2공장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는 만큼, 현대·기아차가 과연 신차종 투입과 마케팅 강화를 앞세워 내년도 판매순위에서 얼마만큼 도약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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