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교도소에 가고 싶다며 행인에게 흉기를 휘두른 50대 남자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정작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자 “양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으나 형량은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김상환)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송모(54)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20년전 공장에서 일하다 왼쪽 손가락 4개가 절단된 송씨는 지체장애 4급 판정을 받았다. 송씨는 체격도 왜소하고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당한다고 생각했고 이런 심리상태는 정신병 증상으로 발전했다.
송씨는 살인을 저질러 교도소에 들어가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고는 지난 5월 약수터 입구에서 아침 산행을 온 A(71)씨를 상대로 흉기로 등을 두 차례 찔렀다. A씨는 다행히 상처가 깊지 않아 전치 2주의 상해를 입는데 그쳤다.
1심은 “피고인의 범행은 사회적 위험성이 매우 크지만 초범이고 정신병적 증상 때문에 사리분별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치료감호도 명령했다.
교도소에 가고 싶다던 송씨는 “양형이 무겁다”고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불특정 다수 사람을 상대로 이른바 ‘묻지마 범행’을 저지름으로써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됐다”며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며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