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시장이 쉰다고 투자를 쉴 순 없는 법. 벌써부터 `조정시점이 됐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들도 각자 조정장 대응전략을 내놓고 있다.
◇ `너무 달렸다`…조정 한 목소리
외국계 증권사들이 조정장을 예상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우리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점 때문이다. 한 마디로 `너무 달렸다`는 것.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여전히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1분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됐고 거시경제 관련 부담도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는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씨티그룹은 "MSCI지수 기준으로 한국증시는 P/B 1.4배 수준으로, 싱가폴이나 홍콩에 비해 20~30%나 비싸다"며 "올해 추정 P/E 기준으로도 12배 수준으로 아시아 평균 15배에 근접해 있다"며 가격부담을 말한다.
또 한국시장이 이런 높은 밸류에이션을 이어가려면 펀더멘탈 측면에서 추가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종수요는 여전히 강하게 반등하지 못하고 초과공급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거시경제 전망은 다소 혼조양상"이라며 "원화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수출 하락세는 바닥권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업률이 높아지고 부실대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국내소비는 아직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메릴린치도 "한국증시가 이미 추정 PE의 13배까지 올라와 있고 10년간 평균인 10.5배보다 훨씬 높다"며 "기업이익 성장세가 강하게 않을 것이고 영업마진 개선도 더딜 것으로 보여 더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한국 비중 축소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베타가 높은 종목들을 주로 사들였지만, 높아진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면 추가로 비중을 늘리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는 "포스코의 좋지 않은 실적으로 어닝시즌이 시작된 만큼 시장랠리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며 이익 발표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나타나며 단기적인 조정이 있을 것으로 점쳤다.
◇ `방어주·알짜기업, 조정장 대안`
이렇게 조정장에 대해 통일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들인 만큼 방어주와 소위 `알짜배기` 기업들로 투자를 집중하는 투자전략을 권하고 있다.
씨티는 지수가 하락하거나 횡보할 때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을 내는 통신업종이나 보험업종 등 방어주를 중심으로 업종내 1등 기업에 주목하라고 권고했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주가가 덜 오른 우량주에 대해 관심을 가지라고 말한다. 이런 경기관련주를 사면서 하락에 대비해 가격이 싸진 풋옵션을 매수해 헷징을 하라는 얘기다.
LG전자(066570), 현대건설(000720), 웅진코웨이(021240), LG텔레콤(032640), 강원랜드(035250), CJ제일제당(097950), CJ홈쇼핑(035760) 등 경기관련주로서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반면 주가는 덜 오른 기업들을 사라고 권고했다.
메릴린치는 "IT와 자동차업종에 초점을 맞춰라"고 말했다. IT와 자동차업종은 EBITDA마진이 내년까지 계속 개선추세를 이어가면서 이익 성장세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NHN(035420)과 현대건설(000720) 등은 시장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높은 마진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 은행주 가운데 덜 오른 신한금융(055550)지주나 거시경제 안정에 따른 수혜주인 삼성카드(029780) 등 금융주도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노무라는 조정에 대비해 핵심 방어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면서도 IT업종 등 베타가 높은 업종을 함께 넣어서 포트폴리오를 중립적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노무라는 "이렇게 포지션을 짠 뒤 단기적으로 시장 모멘텀이 둔화되면 방어주 비중을 늘리되 다시 모멘텀이 강화되면 고베타주를 늘리는 식으로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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