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잇따른 호재에도 시큰둥 "왜?"

  • 등록 2008-03-04 오전 11:10:40

    수정 2008-03-04 오후 1:56:40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4일 주식시장에선 삼성전자에 대한 호재성 재료가 쏟아졌지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폭 올랐지만 최근 이틀간 하락에 따른 기술적 흐름에 불과할 정도다.

일본 소니가 삼성전자의 8세대 라인에 추가로 투자할 것이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나 D램 반도체 수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국 마이크론과 대만 난야의 합작계획은 삼성전자에겐 분명 호재이다.

하지만 삼성전자(005930)는 별 반응이 없다. 오전 11시6분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0.91% 오른 55만40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이틀간 5% 이상 급락한 것에 비하면 반등폭이 오히려 미미하다. 왜 그럴까?

일본 소니의 추가 투자 소식이나 마이크론과 난야의 합작사 추진이 단기적인 측면에선 호재성 재료임에 틀림없지만, 좀 더 길게 따져보면 삼성전자에게 이로울 것도 없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

우선 마이크론과 난야의 협력은 D램 반도체 수급측면에선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렌치(Trench) 진형의 난야가 스택(Stack) 진영의 마이크론에 의존하게 됨에 따라 트렌치 진영의 위축으로 D램 반도체 전반의 수급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마이크론과 난야의 협력은 하반기 D램 수급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오히려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최근 미국의 경기와 소비 침체 움직임이 IT 수요에 부정적이기 때문에, 현재의 반도체 수급 상황이 극적으로 개선되기도 쉽지 않은 형국이란 설명이다.

이승우 연구위원은 "마이크론과 난야의 이번 뉴스는 시장에서 원했던 소식임에는 틀림없지만, 수요 측면에서의 긍정적인 변화가 없는 한 반도체 주식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스탠스를 갖고 박스권 거래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소니가 삼성전자와 함께 LCD 패널 8세대 2라인에 공동 투자할 것이란 소식도 호재성 재료이지만, 소니가 10세대 투자에서 일본 샤프와 이미 손을 잡은 상태라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소니는 52인치를 생산하는 8세대 LCD 생산에선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있지만, 60인치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10세대에선 최근 샤프와 협력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물론 샤프의 10세대 라인이 2009년 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 때까지는 삼성전자와 소니의 협력은 차질없이 진행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소니가 향후 10세대에서 추가적인 협력을 도출하지 못하고, 소니와 샤프의 협력이 탄력을 받는다면, 2010년 이후엔 삼성전자와 소니의 협력관계도 점차 빛을 잃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미지근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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