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채권단 순환출자 결정 '환호'..STX 뒤잇나

재무구조 개선안 추진에 '상한가' 직행
STX 급등랠리 지켜본 투자심리 몰려
  • 등록 2013-08-18 오후 4:00:00

    수정 2013-08-18 오후 4:00:00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금호산업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어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금호산업의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았다.

최근 STX그룹주 역시 회사 정상화 기대감에 주가가 무더기 급등 랠리를 펼친 바 있어 이를 지켜봤던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급격히 몰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같은 개선안이 기업가치를 얼마나 살릴지는 미지수여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지난 16일 전일 대비 14.92% 급등한 1만8100원을 기록했다. 전일 전해진 순환출자 관련 소식에 장 초반부터 강한 매수세가 몰리며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은 지난 15일 채권단 회의를 통해 순환출자 구조를 구축, 금호산업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화 방안은 금호산업의 자본잠식률을 50% 이하로 낮추기 위한 결정이다. 6월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89%인 금호산업은 완전 자본잠식이 이뤄질 경우 상장폐지의 위기로 몰릴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채권단은 무담보 채권 508억원을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기업어음(CP) 709억원을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상호출자 관계가 되는 것이다. 현행법에 따라 상호출자를 6개월 내에 해소해야 하므로 채권단은 다시 아시아나의 금호산업 지분을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에 넘길 계획이다.

이같은 회생안으로 또 한번의 기회가 주어지긴 했지만 아직 기업가치 회복을 단언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순환출자가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위기에 놓인 기업을 구출해 내는 한 방법이 될 수는 있지만 기업 펀더멘털의 회복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금호산업은 지난 5월 말에도 자본확충 기대감에 주가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1분기 말 기준 금호산업 자본잠식률의 49%에 달하는 상황에서 채권금융회사들이 추가 자본확충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였다. 당시 주가가 단기간 과도하게 급등하자 한국거래소는 금호산업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고 이후 주가는 급락하며 제자리로 돌아온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채권단의 기업 회생안이 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STX그룹주들을 지켜본 투자자들은 금호산업에 대해서도 높은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STX조선해양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과 함께 STX의 주가가 한달 새 무려 4배 가량 급등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번 순환출자 결정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단기 반등은 가능해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일회적인 이슈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결국 펀더멘털의 회복 여부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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