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 직속기구인 ITC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삼성전자(005930)가 애플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특허를 침해했다는 예비판정을 내렸다. 침해 판정을 받은 특허는 애플의 터치스크린 등 소프트웨어 특허 3건, 디자인 특허 1건 등 총 4건이다. 당초 애플은 7건의 특허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지만 2건은 비침해 1건은 기각 판정을 각각 받았다.
다만 애플의 잇단 승리는 미국 행정부와 미국 법원이 손을 맞춰 자국 보호주의 판단을 내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법원은 차치하더라도 미국 정부기관이 애플을 노골적으로 편드는 것은 보호주의 논란을 피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선을 앞둔 마당에 자국에 불리한 판정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을 제외한 유럽 등지에서는 삼성전자가 연달아 승기를 잡았다. 유럽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본거지가 아니다. 보호주의 잡음에서 자유로운 와중에 나온 판단이어서 더 눈길을 끈다. 최근 네덜란드 헤이그지방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상용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영국 항소법원도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8월 일본에서도 삼성전자가 이겼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미국에서의 잇단 패배가 달갑지 않다. 선진 시장인 미국은 고가 스마트폰 사업상 가장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ITC의 예비판정에 대한 재심사를 즉각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종판정에서는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