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어린이 건강검진클리닉이 작년 한 해 취학 전 아동 162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어린이의 84%(137명·질환 중복 포함)가 1개 이상의 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
어린이들에게 자주 발견된 건강의 문제점은 B형 간염 접종 미비(32%)가 가장 많았고 ▲부비동염(12.4%) ▲비만(9.5%) ▲성장통·척추측만증(7.3%) ▲폐·심전도 이상(6.5%) ▲피부질환(4.4%) ▲시력 이상(4.4%) ▲지방간 등 복부초음파 이상(2.9%) ▲철 결핍성 빈혈(2.2%) 순이었다. 그밖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고혈압·당뇨병, 보행장애, 변비, 저신장증, 수면장애, 코피 등도 발견됐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고홍 교수는 "취학 전 어린이도 어른들에게 많은 질환이 나타나는 빈도가 늘고 있다. 어린이의 영양이나 심리상태뿐 아니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질환은 없는지 취학 전에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빈혈=가장 눈여겨봐야 할 질환이다. 여자 어린이들에게 많다. 편식 습관이 많은 어린이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어지럽고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심하면 철분제를 복용시킬 수도 있으나,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부모의 노력이 꼭 필요하다.
▶B형 간염 접종=취학 전 아동에게 가장 흔한 B형 간염 접종 미비. 출생 후 3차에 걸쳐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부모들은 알고 있지만 예방접종을 해도 B형 간염 항체가 생기지 않는 경우가 5%에 이른다. 이런 어린이들은 다시 1회 접종을 실시하고 약 4주 후에 항체를 검사한다. 이 검사에서 항체가 생성된 것으로 확인되면 추가 접종을 하지 않는다.
▶유행성 질환 예방접종=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와 소아마비(폴리오)는 유아기에 예방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항체 지수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만 4~6세에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만일 이때 추가 접종을 하지 않았으면 초등학교 입학 전에 접종을 해야 한다. 홍역·볼거리·풍진(MMR), 일본뇌염 예방접종도 마찬가지다. 결핵 예방접종(BCG)은 신생아 때 꼭 받아야 한다. 간혹 BCG 상처가 없다고 입학 전에 다시 받아야 하느냐고 병원에 문의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과거 접종 기록만 있으면 추가 접종이 필요 없다.
아토피, 비염, 천식 등 환경성 질환도 조심해야 한다. 책을 만들 때 쓰이는 화학물질에 반응하는 '새책증후군'이나 학교 건물에서 노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로 인한 '새학교증후군' 등을 보이는 어린이가 의외로 많다. 고등어, 복숭아 등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담임 선생님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시력=시력은 6~9세 사이에 완성된다. 이 시기엔 근시, 원시, 난시 등 굴절 이상이나 사시, 눈꺼풀 이상 등으로 정상 시력 발달이 안 될 수 있으므로 취학 전에 시력 검사는 꼭 필요하다. 안경을 써야 한다면 최소 입학 1개월 전에 안경을 착용해 익숙해진 후 학교에 가는 것이 좋다. 안경을 쓴 뒤에는 6개월에 한 번씩 안과를 찾아 눈 검사를 받아야 한다. 책은 밝은 곳에서 30㎝ 이상 떨어져서 읽고, 컴퓨터 모니터는 40㎝ 이상, TV는 3m 이상 떨어져서 보도록 가르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