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사면·인사권 충돌했나…문 대통령·윤 당선인 회동 무산

양측 "실무 협의 마무리 되지 않아 일정 다시 잡기로"
구체적 이유 함구…회동 의제 조율 과정서 마찰 있었나
  • 등록 2022-03-16 오전 9:36:50

    수정 2022-03-16 오전 9:45:48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16일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오찬 회동이 무산, 연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측 모두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함구하는 가운데, 회동 의제 조율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앞서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회동은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 되지 않아서 일정을 다시 잡게 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실무자 차원의 협의는 계속 진행해나갈 예정”이라며 “일정을 우리가 미루기로 한 이유는 양측 합의에 따라 밝히지 못하는 걸 양해해달라”고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청와대에서 오찬을 진행하기로 했었다. 실무협의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이 맡았었다.

김 대변인은 연기 요청을 어느 쪽에서 했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상호 실무 차원에서 조율하면서 나온 결과라, 어느 한 쪽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답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실무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회동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 협의는 계속 진행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만남에서 최대 관심사는, 윤 당선인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건의 여부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한 특별사면 협의였다. 앞서 김은혜 대변인도 “윤 당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견지해왔다. 국민통합과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었다.

다만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사면에 대해 윤 당선인 측에서 관련 발언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데 대해 청와대가 불만을 느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공기업·공공기관 인사를 두고도 갈등 양상이 있었다. 윤 당선인 측은 문 정부의 임기 말 이른바 ‘알박기 인사’를 우려, 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혔으나 청와대는 ‘원칙적으로 대통령 임기 내 인사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양측은 윤 당선인의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 공약을 두고도 충돌했었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주장해온 주요 공약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정책적 판단의 문제로 과거 국민의정부 등에서도 일시적으로 폐지한 적이 있다”면서 “다만 현 정부에서 하지 않았던 일을 들어서 민정수석실 폐지의 근거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며 윤 당선인을 겨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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