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체력적으로도 힘들지만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더 계속될 지 알 수 없다는 게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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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고 4차 대유행으로 4단계 거리두기 수준의 강화된 방역조치 역시 길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누증되고 있다. 직원을 내보내고도 가게 운영이 어려워 이른바 `투잡`을 뛰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투잡 나선 자영업자 18.1만명…1년전보다 22% 늘어
22일 이데일리가 통계청의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달 부업에 나선 적이 있는 자영업자는 18만1000명으로 1년 전(14만8000명)보다 22%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 전체 자영업자 수는 555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000명 줄었지만, 부업에 나선 자영업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 중에서 부업에 나선 이들은 이보다 더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중 부업 경험이 있다는 자영업자는 2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1000명(85%)이나 증가했다. 전체 직원을 둔 자영업자 가운데 부업을 한 자영업자의 비중은 같은 기간 1%에서 2%로 높아졌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이들의 계속되는 감소세에서도 드러난다.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6만 1000명이 줄어, 같은달 기준으로 1990년 이후 31년만에 가장 적은 숫자를 기록했다.
실제 소득을 봐도 자영업자들의 사업소득 증가 대비 근로소득 증가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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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2분기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보면, 지난 2분기 가구주 자영업자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252만6714원으로, 1년 전(241만7352원)에 비해 5%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근로소득은 5만557원으로 전년(3만6260원)대비 39% 늘어났다. 더욱이 지난해 2분기는 코로나19 1차 확산이 본격화하며 자영업 타격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전년대비 2분기 사업소득 증가는 기저효과에 따른 영향이 크다.
투잡까지 뛰며 버티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극단적인 선택도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생활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영업자가 22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하고 있는 방역체계를 개편하는 한편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재취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폐업 비용을 감당하는 것조차 어려워 부업을 하면서 버티는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과도하게 영업을 제한하는 방역체계를 개편하는 한편 이들이 기존 경력을 살려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