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해외서 주주권익위 홍보 나서… “해외투자자 오세요”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해 주주 의견 적극 반영
한 주 동안 외국인 누적 순매수 16억원 기록
  • 등록 2015-07-11 오후 1:17:04

    수정 2015-07-13 오후 12:32:30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주가 급락으로 위기감을 느낀 현대차(005380)가 발길을 해외로 돌렸다. 올 초 주주총회에서 제기돼 화제를 모았던 주주 권익보호와 장기 비전을 홍보하며 해외투자자 설득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6~9일 유럽과 아시아에서 주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 이번 IR은 해외 투자자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매년 수차례 열리는 해외 투자자 대상 IR이지만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현대차 주가 하락세가 그칠 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5월말만 해도 15만8000원이었던 현대차 주가는 5월 자동차 판매 실적이 발표된 후 6월 2일에는 13만8500원까지 급락했다. 이달 7일에는 12만8000원으로 13만원선이 붕괴된 후 10일 12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12만3000원을 기록했던 2010년 4월 20일 이후 5년 2개월여만의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2일에만 1조1218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세를 이끈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투자자의 마음은 달래기 위해 이번 IR에는 실적 위주의 기존 설명과 달리 그룹의 지배구조와 함께 주주권익보호 장치인 ‘투명경영위원회(Corporate Governance & Communication Committee)’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위원회는 인수합병(M&A)이나 주요 자산취득 같은 중요 경영사항 등에 대해 주주의 권익을 반영토록 한 제도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사내이사와는 별도로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됐다. 주주 권익 보호 담당 사외이사는 주주 입장에서 의견을 피력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내 투자자 간담회 및 해외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NDR)에 참석해 이사회와 소통을 담당하고 주주총회 시 재무제표·배당금액 승인에도 관여한다. 현대차 지속가능보고서 등을 통해 활동 내역을 공개키로 했다.

현대차의 외국인 투자자 달래기가 어느 정도 실효성을 보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IR을 실시한 나흘 동안 외국인은 1조765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10일 1781억원을 순매수 한 데 힘입어 한 주간 16억원 가량의 누적 순매수 금액을 기록했다. 향후 현대차 주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가 다소 늘었음을 의미한다.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현대차 실적이 부진하겠지만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재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 손익은 지분법 이익에만 반영돼 매출·영업이익에는 영향 없다”며 배당 규모와 미국 2공장 착공 등이 하반기 주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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