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욕구, 이성보다 동성 볼 때 더 심해

성형수술의 필요성을 자신이 아닌 타인의 외모 변화를 통해 느끼는 경우 많아
  • 등록 2015-01-14 오전 9:36:23

    수정 2015-01-14 오전 9:36:2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우리나라는 인구 천만명당 성형수술 건수 1위의 성형강국이다.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에게 가장 많은 자극을 받을까?

최근 드림성형외과가 홈페이지 방문자를 대상으로 ‘성형수술 욕구를 자극시키는 사람은 누구?’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연예인’이라는 답변이 46.2%로 1위를 차지했다. ‘동성친구’라고 답한 사람도 40.4%나 됐다. 그러나 ‘이성친구’라는 답변은 5.7%에 그쳐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 외모를 신경을 많이 쓸 것이라는 인식과는 다소 상반된 결과를 보여 흥미롭다.

성형수술 욕구를 가장 많이 느끼는 순간은 ‘성형수술로 예뻐지거나 잘생겨진 타인의 모습을 봤을 때(52.1%)’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모 비하나 비교, 지적을 받았을 때’가 35.4%, 기타 의견 12.5%가 뒤를 이었다. 결과적으로 성형을 결정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성형수술의 필요성을 자신이 아닌 같은 성별의 타인(연예인, 친구)의 외모 변화를 통해 느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풍조가 생긴 원인은 사회 전반에 만연한 외모지상주의와 이에 편중한 TV 등 언론매체, 연예인들에게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가수 이효리는 우리나라가 외모지상주의 사회가 된 것에 대해 연예인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지나치게 날씬하고 아름다운 모습만 강조된 연예인들의 모습이 대중들에게 박탈감을 주고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성형수술의 대중화 또한 유명 연예인들의 성형수술이 한몫 했다고 볼 수 있다. 연예인들의 성형 고백은 당당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일반인들로 하여금 ‘나도 성형하면 저렇게 될 수 있겠지’라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온라인 상에서는 여배우 A가 어느 병원 어떤 원장님에게 수술 받았냐는 문의와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공유되기도 한다. 일부 병원들은 대놓고 ‘연예인 성형외과’로 홍보하기도 한다.

드림성형외과 박양수 원장은 “상담을 위해 내원한 환자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OOO처럼 해주세요’”라며 “연예인들이 미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만큼 일반인들의 모방심리는 당연한 현상이지만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이 배제되고 성형수술의 단면적인 부분만 부각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동성친구들간의 외모 경쟁을 가속화 시키기도 한다. 성형으로 예뻐진 친구를 보며 묘한 질투심을 느끼고 뒤쳐지지 않기 위해 필요하지 않은 성형수술을 감행하기도 한다.

박 원장은 “타인과 외모 비교를 통해 성형수술을 결정하면 비교 대상이 변화할 때마다 추가 수술이 필요하게 되고 성형 중독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 “지나친 다이어트와 성형수술, 사진보정 등으로 획일화 된 아름다움을 제시하는 것은 대중에게 미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성형업계를 비롯해 사회 전반에서 올바른 미의 기준 확립과 지나친 외모 집착을 경계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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