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제조기업들이 연내 경기 반등을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많은 기업의 3분기 시황·매출 지표가 2분기 대비 나빠졌고, 절반 이상 기업이 4분기 시황·매출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 산업연구원이 지난 9월 1500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시황·매출 등에 대한 3분기 현황과 4분기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기업의 항목별 긍정·부정 응답 비율을 수치화한 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3분기 시황(84)·매출(82) 현황 지수는 전분기 시황(86)·매출(87) 현황 지수 대비 각각 2포인트와 5포인트씩 내렸다. 제조기업의 3분기 체감 시황·매출이 2분기보다 나빠졌다는 것이다.
BSI는 1500개 기업의 긍정·부정 응답 비율을 0~200 사이에서 수치화한 것이다. 부정 응답이 더 많으면 100 이하로 내려가고 긍정 응답이 더 많으면 100 이상으로 올라간다.
4분기 전망치도 시황(95), 매출액(97) 모두 부정 응답이 약간 더 많았다. 앞선 2분기 조사 때의 3분기 전망치와 같은 숫자다. 즉, 현 상황은 더 나빠졌고, 향후 전망도 아직은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정부는 연내 수출 반등을 확신하고 있고 10월 1~10일까지의 일(日)평균 수출액이 전년대비 증가하는 등 수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많은 제조기업이 연내 경기 반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다.
산업연구원이 매 분기 집계하는 제조업 BSI 중 시황 전망 지표는 2021년 2분기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100을 소폭 웃돌았으나 실제 시황 현황 BSI가 100을 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코로나19 대유행 충격에서의 회복 기대감이 컸으나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려 국제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확산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수출도 작년 하반기 이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1년째 전년대비 감소 흐름이다.
응답 기업의 3분의 2(66%)는 경영 활동에 가장 큰 부정적 요인으로 각종 비용 부담의 가중을 꼽았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과 물가를 잡기 위한 주요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증가가 기업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영업실적이 상반기보다 더 나빠지거나(27.9%), 비슷할 것(27.5%)이라고 전망했다. 더 나아지리란 응답은 22.0%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