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 진위와 유출 경위를 수사 중인 검찰은 14일 박지만 회장을 출국금지하는 한편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했다. 박 회장은 이르면 15일 검찰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만만회’(박지만·이재만·정윤회) 멤버 전원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셈이다.
박 회장은 지난 5월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소개로 세계일보 조모 기자로부터 유출 문건 100여건을 전달받고 이를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에는 부인 서향희 변호사에 대한 내용이 상당수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누나인 박 대통령에 대한 박 회장의 섭섭함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박 회장의 둘째 누나인 박근령씨는 지난 12일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에 출연해 “피보다 진한 물도 있더라”라는 박 회장의 발언을 전했다. 과거에도 박 회장은 한 야권 인사를 통해 “누나(박 대통령)가 무섭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반면 박 회장의 등장이 ‘박 대통령의 혈육’이라는 상징성을 빼면 후폭풍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번 사태의 본질이 정씨와 박 회장 간 권력투쟁이 아닌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측의 단독 돌출 행동일 뿐이라는 해석에 근거한 전망이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가 박 대통령의 최측근들은 물론 혈육인 동생까지 연루돼 있는 만큼 당분간 침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15일부터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등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굵직한 연말 국정과제를 앞두고 정국 반전을 위한 해법 찾기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 경위 사망사건 등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