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리더십, 中 대륙에서 빛났다

中 차세대 주자와 공식 회동, 올림픽 후원 계약 직접 챙겨
삼성 수장 승계 위한 광폭 행보…그룹 내 존재감 확대
  • 등록 2014-08-17 오후 5:24:07

    수정 2014-08-17 오후 7:04:0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17일 중국 난징에서 삼성전자의 올림픽 공식 후원을 오는 2020년까지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중원 대륙을 무대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스트 시진핑’ 시대를 이끌 유력한 차기 주자와 회동을 갖는 등 중국 정부 고위층과의 교분을 더욱 돈독히 하는 한편 중국 난징을 직접 방문해 올림픽 공식 후원사 지위를 연장하는 중요한 계약을 마무리했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3개월째 와병 중인데 따라 ‘이재용 리더십’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그룹 수장 자리를 이어받기 위한 작업을 의연하게 추진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 ‘포스트 시진핑’ 시대 준비 시작

수년 간 지속한 애플과의 특허 분쟁을 끝낸 이 부회장은 숨돌릴 틈도 없이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광복절이었던 지난 15일 중국으로 날아간 이 부회장이 가장 먼저 만난 이는 후춘화(胡春華) 중국 공산당 광둥성 서기였다. 광둥성은 삼성전자의 주요 휴대폰 생산기지인 만큼 현지 정부 고위 관계자와 만나 향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회동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후 서기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뒤를 이을 인물 중 가장 선두에 서 있는 인물이다.

올해 51세(1963년생)로 네이멍구자치구 서기와 허베이성 성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2년 말 광둥성 서기로 취임한 뒤 마약·매춘과의 전쟁을 벌이며 개혁성을 지닌 차세대 주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으로 후진타오 전 주석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한 이후부터 중국 고위층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시 주석과도 지난 2005년 첫 인연을 맺은 뒤 2010년과 올해 각각 두 차례씩 만나는 등 교분을 쌓아 왔다.

그 결과 중국 시안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는 등 삼성전자의 중국 사업이 확대되는 결실을 맺었다. 그동안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후계자 신분으로 활동했다면, 이번 후 서기와의 면담은 삼성의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위치에서 중국의 차기 주자와 공식적으로 만났다는 데 의미가 있다.

후 서기는 “삼성은 상품 개발과 영업, 관리 등에서 성공적인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라며 “앞으로도 협력관계를 한 단계 높여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이 부회장을 반겼다.

◇ 글로벌 마케팅 핵심 ‘올림픽 후원’도 중국서 마무리

후 서기를 만난 뒤 중국 시장 점검에 나섰던 이 부회장은 17일 난징으로 이동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 공식 후원사 지위를 오는 2020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부회장은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난징 유스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찾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직접 만나 계약을 진행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에서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PC, 프린터 등 IT 제품을 광범위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의 올림픽 후원은 글로벌 마케팅 전략의 핵심이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이후부터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올림픽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다.

바흐 위원장은 “소통의 시대를 맞아 IT 무선 제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계약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체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국 업체들이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범접할 수 없는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늘 중국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최근 행보는 과거보다도 훨씬 적극적”이라며 “중국에서 불어온 ‘삼성 위기론’을 불식시킬 수 있는 해답 역시 중국에서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후춘화 중국 광둥성 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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