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직장인 김모(32)씨는 지난 주말 가족들과 여행을 떠났다가 화가 치밀었다. 자꾸 엉뚱한 곳에서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안내를 종료했기 때문이다. 수차례 목적지를 다시 설정했지만 내비게이션은 “목적지 주변입니다”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결국 김씨는 동네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가까스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김 씨처럼 GPS 오차 때문에 길을 헤매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가 내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GPS 오차를 1m 정도로 줄인 고정밀위치(DGPS) 정보를 일반에 공개하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 3.0 실현을 위한 정밀위치 정보의 대국민 공개방안’을 10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DGPS는 해수부가 전국에 17개 기준국을 세워 기존 GPS의 오차를 1m 정도로 줄인 고정밀 위치 정보로, 그동안 선박 항해, 연구, 측량 등 특수 목적에 주로 이용돼 왔던 기술이다. 해수부는 YTN, MBC 등과 함께 DGPS 정보를 DMB 전파에 실어 보내는 기반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일반인들도 별도 수신기 없이 스마트폰이나 차량용 내비게이션 단말기에서 DGPS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해수부와 DMB 방송사들은 지방소도시나 해상 등 DMB가 잘 잡히지 않는 곳에 추가로 DMB 중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DMB 음영지역이 많지만, 약간의 DMB 전파만 잡혀도 무난하게 DGPS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면서 “DMB 중계시설을 많이 늘릴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DMB 중계시설을 거치지 않고, 통신망만을 이용해 DGPS 정보를 전파하는 기술도 추가로 개발키로 하고,
LG유플러스(032640)와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논의 중이다. 또, DGPS 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GPS칩의 스마트폰 단말기 탑재를 위해
삼성전자(005930) 등 휴대폰 제조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임현철 해양수산부 해사안전국장은 “삼성전자의 차기 생산 단말기 모델에는 DGPS가 탑재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GPS 오차 범위를 1m급으로 줄이는 DGPS 기술이 국토교통부의 초정밀 GPS 보정시스템인 ‘SBAS’와 중복투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내년부터 8년간 1280억원을 들여 SBAS 개발에 착수한다고 지난 3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임 국장은 “SBAS의 경우 2022년에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SBAS가 상용화되면 DGPS의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SBAS 상용화 이전까지 충분히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 ▲DMB DGPS 정보 구현 방법(자료= 해수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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