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필름 속으로 들어간 공연

극장상연으로 값 낮추고
3D 기술로 감동 더하고
상연관 따라 다른 음질 아쉬움
  • 등록 2012-08-10 오후 1:34:14

    수정 2012-08-10 오후 1:34:14

현대무용가 피나 바우쉬의 작품세계를 다룬 다큐 영화 ‘피나’에서 무용극 ‘보름달’이 상연되고 있다.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지난 7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피나’ 시사회가 열렸다. 스크린에는 세계적인 현대무용가 피나 바우쉬(1940∼2009)와 부퍼탈 무용단원들의 춤동작이 3D로 펼쳐졌다. 영화는 예술가의 궤적을 좇는 드라마와는 달랐다. ‘봄의 제전’ ‘카페 뮐러’ 등 피나의 작품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최근 무용·발레·뮤지컬 등 공연예술을 영화에 녹인 다큐가 자주 눈에 띈다. ‘피나’ 외에도 지난해 말 개봉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를 비롯해 올해 초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특별 공연’ ‘모차르트 락 오페라’ 등이 그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클래식음악 쪽에도 있다. 9월에는 영화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가 개봉할 예정이다.

공연 다큐영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현장감에 있다. ‘오페라의 유령’의 경우 실제 뮤지컬 공연 때처럼 휴식시간도 있고, 아리아가 끝날 때마다 박수도 친다. 3D 기술의 도입 역시 그렇다. 영화 ‘피나’의 빔 벤더스 감독은 “직접 보는 것처럼 움직임을 최대한 생생하게 표현하는 3D 기술을 실현하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말한 바 있다. 움직임이 핵심인 무용의 경우 평면으로는 전달할 수 없었던 질감을 보다 입체적으로 전할 수 있게 된 거다.

최대 강점은 대중성이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 대신 동네 영화관에서 즐길 수 있는 콘셉트다. 덕분에 가격 경쟁력이 생겼다. ‘오페라의 유령’과 ‘모차르트 락 오페라’의 관람료는 2만원. 물론 9000원인 일반 영화 관람료에 비해 두 배가 넘지만 십수만원을 호가하는 공연료와 비교해보면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다.

또 감독의 편집에 따라 공연이나 작품의 전반적인 이해를 높일 수 있기도 하다. 실제 공연장에서는 알 수 없는 과정 등 숨은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화 ‘피나’의 경우 부퍼탈 무용수들이 중간 중간에 등장해 난해한 작품을 설명하거나 과정을 증언한다.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의 경우에도 공연만을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왜 다니엘 바렌보임이 위험을 무릅쓰고 팔레스타인에서 공연하게 됐는지 그 여정까지 보여준다.

물론 약점도 있다. 상영관 시설에 따라 관객에게 전달되는 공연의 질이 달라진다. 특히 클래식공연의 경우 음향시설에 여력을 쏟는 공연장과 영화관에서 접하는 음질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런 제약은 아무리 기술이 발달한다고 해도 공연 현장에서 느끼는 감동까지 온전히 전달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공연예술을 영상으로 재현하는 트렌드는 한동안 이어질 듯하다. 일부 공연 관계자들은 공연예술시장을 영화계에 빼앗기지 않을까도 우려한다. 하지만 영화 상영 후 현장에서 다시 보고 싶다는 관객 또한 적지 않다. ‘피나’ 시사회에 참석한 한 관객은 “피나 바우쉬 생전 공연을 다 놓친 게 아쉬웠다”며 “부퍼탈 공연이라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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