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샤넬의 `굴욕`이 던진 메시지

롯데 매장서 결국 철수
`우월적 지위 누리는 해외 명품브랜드에 경고 메시지` 평가
롯데, 강온전략 구사 눈길
`빈자리 누가 채우나` 촉각..2월 발표
  • 등록 2009-01-30 오전 11:07:40

    수정 2009-01-30 오후 2:18:01

[이데일리 이성재기자] 세계적 명품 화장품 업체 샤넬이 결국 롯데백화점(롯데쇼핑(023530))과 결별을 선언하며 7개점에서 화장품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이번 롯데와 샤넬간 충돌은 우월적 지위를 누려온 해외 명품브랜드에 대한 재평가, 유통업체와 유명브랜드간 힘겨루기 등 여러면에서 시사점을 줬다는 평가다. 

롯데백화점과 샤넬간 힘겨루기는 막판 극적 반전을 기대했지만 지난 29일 영업종료와 함께 철수하면서 `샤넬 굴욕`이란 오점을 남기게 됐다.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나..엇갈리는 주장
 
▲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롯데측은 샤넬과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방법을 취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자사가 세운 MD(매장개편)에 관한 원칙을 샤넬로 인해 변경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매출이 저조한 상태에서 샤넬에만 특별대우를 할 수 없었다는 것.
 
최근까지 샤넬측이 매장 철수를 2월10일까지 미룰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더 이상 끌려다닐수 없다는데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샤넬측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매출 저조에 따른 MD개편이 아니라 지난해 롯데 센텀시티점에 `샤넬 패션 부티크`를 열지 않기로 한데 따른 `보복성 조치`라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사실 샤넬측도 지난 14일 `철수`란 입장을 롯데측에 전달한 후 20일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 전까지 29%의 매장 수수료를 기존 브랜드의 평균 수준인 32%까지 맞추겠다는 수정안까지 내면서 조율해 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샤넬이 이전과 달리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서로 합의문 작성까지 협의를 마친 상태에 돌연 철수를 통보해 자신들도 당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샤넬이 부산 롯데 센텀시티에 입점하는 조건으로 도전히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내세워  결국 무산된 것이지 샤넬이 주장하는 보복조치는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결국 양사는 협상이 아닌 자존심을 건 감정싸움으로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결별`이란 극단으로 치닫게됐다.
 
◇외국명품 브랜드에 던져진 경고?
 
업계 일각에선 이번 롯데와 샤넬 사건을 두고 `명품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한국시장에서 대접을 받아온 해외 유명브랜드에게 경종을 울린 사건`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과 샤넬의 이번 행보가 `완전 결별`이 아닐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로 조건이 맞는다면 언제든지 다시 매장을 열수 있다는 것.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지만 더 이상 추가 철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롯데백화점이 30일부로 샤넬의 퇴점을 알리는 안내문을 공지했다


이와 관련 지난 29일 저녁 8시 영업종료를 기해 서울 본점, 영등포점,잠실점, 부산점 등 7개 점포에서 샤넬매장이 모두 철수됐다. 그러나 롯데측은 언제라도 대화의 장이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서로간에 합의점이 도출된다면 다시 매장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롯데측의 설명이다. 롯데로서는 샤넬과의 더 이상 불협화음을 원치 않는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매장 철수 후 당장은 샤넬측이 손실을 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백화점 특성상 `명품`브랜드의 구색을 갖추려는 롯데측도 마이너스 일수 밖에 없다. 롯데측이 지난해 8월 하반기 매장개편(MD)에 관한 협조 공문을 처음으로 보낸 후 그동안 9차례나 샤넬과 협상을 벌인 것도 모두 이 같은 이유에서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롯데측의 탄력적인 자세에도 명품이란 자존심만 내세운 샤넬측이 지금까지처럼 안일한 생각과 비협조적인 태도를 유지할 경우 파국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롯데로 하여금 매장철수라는 초강수를 두도록 한데는 `샤넬의 변화하지 않는 사고`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기 때문이다.
 
이번 롯데백화점-샤넬의 충돌은 샤넬 뿐만 아니라 다른 명품 브랜드에게도 위협을 줄만하다는 평가다.

그동안 명품이라고 자존심만 내세운 해외 유명브랜드에게 일종에 경고와도 같은 메시지다. 해외 유명 브랜드들은 그동안 백화점 내 위치, 수수료, 홍보 조건 등에서 유리한 조건을 요구하고 누려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피해는 향상 국내 업체들에게 돌아갔다. 명품브랜드에게 차별적으로 적용된 백화점 수수료 차이 만큼 토종브랜드에게 모두 전가되어 왔다는 것이 업체들의 이야기다.
 
◇결별, 이후 행보는?
 
이번 매장 철수로 샤넬은 한국내 수입의 약 40%을 차지하는 롯데를 포기함으로써 매출의 상당부분이 줄어들 전망이다. 무엇보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의 경우 전 세계 샤넬 매장 중 3위의 매출을 올리는 주요한 매장이라 아쉬움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 롯데본점 화장품 매출 순위                                                                                            단위,백만원


 
 
 
 
 
 
 
 
 
롯데는 이번을 계기로 자신들이 세운 매장 MD에 대한 원칙을 철저히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샤넬의 빈 자리에 대해 그동안의 실적과 평효율, 컴플레인 접수건수 등 여러 객관적인 자료를 종합해 오는 2월 중순경 최종 MD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각 지역점별 특성을 고려해 최근 화장품 시장에 새로운 인기브랜드을 추가로 입점할 계획이다.현재 샤넬의 빈 자리에 키엘, 설화수(아모레퍽시픽), 숨(LG생활건강)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지켜본 국내 화장품업체 한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의 수준이 향상되면서 이제 명품이라고 무조건 대접받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그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수준이 향상된 것을 반증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칙론을 앞 세운 롯데백화점이 이번 MD에서 얼마나 객관적으로 진행하는지도 초미에 관심사"라고 덧 붙였다.

한편, 롯데백화점의 경우 연간 7600억원의 화장품 매출중 샤넬이 차지하는 금액은 약 460억원으로 6%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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