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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사필귀정(事必歸正·무슨 일이든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길고 어두웠던 터널을 지나 당연한 결과를 받았습니다.”
지난 26일 교육부가 전북교육청이 요청한 전주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에 대해 동의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평정심을 유지해오던 이 학교 박삼옥 교장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발표 직전까지도 교육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종잡을 수 없어 초조했다”고 털어 놓으면서도 “전북교육청 평가가 형평성·공정성·적법성에 있어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교육부도 인정해 정의가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 교장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부칙에 따라 옛 자립형사립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한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없다”며 “더욱이 매년 사회통합전형 3% 모집 계획을 승인해오던 교육청이 평가를 코앞에 두고 10%라는 평가 기준을 들이민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교육부가 전북교육청만 유독 높게 설정한 평가 기준점수를 문제 삼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북교육청만 기준점을 80점으로 둔 것 또한 재량권 남용이라는 것. 박 교장은 “평가 기준점 설정을 교육감에게만 맡긴다면 교육감에 따라 현실적으로 달성 불가능한 90점을 기준점으로 설정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이제는 국가가 나서 기준점수를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일반고 수준이 자사고 정도로 올라간다면 사실 자사고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하면서도 “단기간 내에 일반고의 상향 평준화가 불가능한 만큼 자사고 존재를 인정하고 자사고가 전체 일반고 수준을 끌어올리는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