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들 국가 은행들이 전체 ECB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2 이상에 달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에 따르면 4개국 대출이 지난 2008년6월 이후 ECB가 대출한 3320억유로 가운데 무려 2250억유로를 차지했다.
이들이 ECB 대출이 몰린 것은 그만큼 다른 은행들이 차입을 꺼렸기 때문.
ECB는 그동안 유동성이 공급된 특정 지역별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렇게 일부 국가들에 대출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ECB 정책이 남유럽 금융기관 지원에 집중됐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또 다른 지역 은행들의 경우 초저금리에도 불구, 부채 위기 국가들에게 자금을 빌려주기보다는 ECB 계좌에 자금을 예치해놓고 있다. 지난 22일 현재 유로존 은행들이 ECB에 예치해놓은 자금 규모는 2130억 유로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돈 스미스 아이캡 이코노미스트는 "ECB 없이는 은행들이 문제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라며 "투자자들이 부채가 많은 국가들에 대출을 꺼리면서 실제로 유동성 문제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가평가되지 않은 부실 자산들이 만기까지 보유되고 있고, 국채의 신뢰가 시장에서 의심받기 시작하면서 은행시스템의 실질적인 지급불능 사태가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유럽 은행들이 은행간 차입 및 기업어음(CP) 시장에서 단기차입에 애를 먹으면서 ECB로 향하고 있으며 ECB에는 과도한 현금이 예치돼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