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과 결여의 시대 20세기를 돌아보다

최민화 개인전 30일까지
  • 등록 2007-09-07 오후 12:06:00

    수정 2007-09-07 오후 12:06:00

[한국일보 제공] 이한열 걸개그림으로 유명한 민중화가 최민화가 20세기를 돌아봤다. 그것은 야만과 결여의 시대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이 기획한 중진작가 초대전으로 최민화 개인전이 30일까지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다. 1990년대 ‘분홍’ 연작을 통해 지속적으로 ‘부랑’이라는 소재를 다루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총 4부로 제작될 ‘이십세기 연작’을 통해 사진 프린트 위에 유화를 그리는 새로운 작업을 선보인다.

1부의 주제는 ‘전쟁과 아이’. 전쟁의 참상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아이들의 고통을 통해 문명의 야만성을 까발렸다. 유명한 보도사진들을 무작위로 차용해 밑그림으로 사용했는데, 마젠타의 농도를 조절해 화면을 붉은 계열의 단색으로 실사 출력한 후 이를 바탕으로 색을 덧입히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작가가 지우거나 강조하여 색을 입힌 부분들이 이미 익숙해 의식 속에 박제된 옛 사건들을 현재의 날것으로 파닥거리게 한다.

밑그림으론 1937년 난징대학살, 미국대공황, 미시시피 버닝, 39년 스페인 내전, 44년 드골의 파리 입성, 45년 유태인 수용소, 50년 한국전쟁, 72년 베트남 전쟁, 80년 광주학살 현장 등 20세기에 벌어진 수많은 살육의 참상을 다룬 보도사진들이 채택됐다.

작품에는 특별한 제목이 붙지 않았다. 그것들은 역사의 구체적 사건으로 한정지을 필요 없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대중문화’ ‘우리나라의 20세기’ ‘20세기 주요인물’ 등으로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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