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미국 국채금리 상승 부담으로 대형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또다시 급락했다.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움직임과 대규모 미국 재난지원금의 이동이 나스닥에 대한 투자심리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8일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무게중심이 기술주→경기민감주로 이동하면서 기술주 투자심리 위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시장의 관심이 됐고, 분수령은 다음 주”라며 “3월 FOMC와 밀레니얼 세대의 머니무브가 나스닥 단기 저점을 확인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8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는 310.99포인트(2.41%) 급락한 1만2609.16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6%에 육박하면서 기술주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리 상승으로 그간 가파르게 상승했던 기술주에 대한 차익실현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당장 긴축은 없을 것이라는 신호를 여러 차례 보냈지만, 백신 보급확대로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지속 억누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눈은 오는 16~17일(현지시간)에 예정된 FOMC 정례회의 결과에 쏠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나올 발언이 증시 방향성에 있어 분수령이 될 수 있어서다. 한 연구원은 “3월 FOMC 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시장 달래기에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는 연준(Fed)의 행보에 자연스레 관심이 간다”고 전했다 .
미 상원이 지난 주말 동안 가결한 1조9000억달러 부양책 중 재난지원금의 이동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경기부양책 통과로 미국 성인 1인당 1400달러 규모의 현금 추가지급이 이달 시작된다. 독일 도이체방크 빅데이터 플랫폼(dbDIG) 조사에 따르면, 미국 밀레니얼 세대는 재난지원금의 절반을 주식투자에 활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 연구원은 “미국의 25~34세 인구는 약 4000만명인데 이를 감안하면 약 3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증시로 들어오는 셈”이라며 “이번에 그들의 자금이 어느 업종이나 기업으로 유입될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고, 경기민감주의 상승에 편승할 수도 있지만, 전통적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기술주를 더 선호한다. 기술주의 낙폭확대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여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