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 정부는 세계 양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연합(EU)시장을 개방해 수출을 안정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해 왔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두 지역과 FTA 체결을 추진하는 동안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은 미국과 EU를 합친 것보다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이들 3개 국가와 권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 의존도를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미국이 10.7%에서 10.0%로, EU가 11.5%에서 10.6%로, 중국이 25.1%에서 23.8%로 낮아졌다.
그 결과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선진권의 비중은 28.3%에서 27.4%로 감소한 반면 중국을 제외한 개도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46.6%에서 48.8%로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기업들이 신흥개도국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올해 1월~8월 중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와 CIVETS(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이집트, 터키, 남아공)국가의 비중은 지난해의 11.7%에서 13.3%로 높아졌다.
자유무역협정 발효를 목전에 둔 미국에 대한 수출이 38.8%가 증가한 58억 7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인도를 제외한 BRICs 3개국에 대한 수출도 41.1%가 증가한 49억 7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EU에 대한 수출 역시 8월까지 64.4%가 증가한 37억 2800만 달러를 기록해 FTA 체결에 따른 간접효과 덕을 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자동차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세계 자동차 수요의 증가세 유지, 일본 자동차업체의 공급차질, 신흥개도국시장의 선점과 수출 가격경쟁력이 유지·강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주요 자동차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은 내년도 세계 자동차 수요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또한 브라질의 자동차 수입관세 인상과 같은 신흥개도국의 보호무역주의도 강화되고 있다.
또한 세계 자동차 수요가 둔화되어 공급 과잉 속에 기업간 판매 경쟁이 가속화될 경우 국내 기업의 채산성도 악화될 수 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국내 자동차업계의 주름살도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산업연구원 주력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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