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SK하이닉스, 美LAMD 인수 잘했다"

  • 등록 2012-06-20 오전 10:54:47

    수정 2012-06-20 오전 10:54:47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미국 컨트롤러 업체를 인수하겠다는 소식에 증권가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컨트롤러 부문을 보완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SK하이닉스가 적자 상태라는 점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점차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우호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20일 공시를 통해 컨트롤러 생산업체인 LAMD(Link_A_Media Devices Corporation)의 지분 100%(100주)를 2870억 660만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자기자본대비 2.72% 규모다.

지난 2004년 설립된 LAMD는 스토리지 컨트롤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업체다. 컨트롤러는 중앙처리장치(CPU)·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같은 처리장치와 낸드플래시를 효율적으로 연계·제어하는 반도체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LAMD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업체인 씨게이트, 웨스턴디지털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업체인 도시바 등에 오류 보정과 성능 향상 컨트롤러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업체"라면서 "관련 업체 중에 상당한 기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 성능 향상을 위해 컨트롤러 부문 관련 개선이 필요했다"면서 "이번 인수로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이 올해 초 컨트롤러 1위 업체를 인수한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초 이스라엘 컨트롤러업체 아노비트를 3억90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450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애플이 컨트롤러 1위 업체를 인수하면서 SK하이닉스의 SSD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 "LAMD 인수로 낸드 컨트롤러 업체 이원화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3000억원에 가까운 인수금이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아노비트 가격을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LAMD가 아직 영업손실이 나고 있긴 하지만, SSD에 들어가는 특허를 따지면 결코 비싸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송 연구원도 "애플의 아노비트 인수가를 고려한다면 적정선에서 인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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