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를 쇄신하라`..이석채號 무거운 과제안고 출범

성장정체·해외시장개척 해법 관심
조직개편·합병계획 곧 발표할 듯
  • 등록 2009-01-14 오전 10:50:28

    수정 2009-01-14 오전 10:50:28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이석채 사장이 14일 선임되면서 KT(030200)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남중수 전 사장이 구속된 후 두달여 만이다. 이제는 난파된 KT호(號)의 방향타를 새로 잡은 이 사장이 어떤 해법으로 성장정체 문제를 해결할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 내외부에서는 이 사장 취임 후 조직 및 인적쇄신, KTF와의 합병, 성장동력 확보 등 산적해 있는 경영현안들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안이 산적한 만큼 새 사장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고, KT의 움직임에 대한 경쟁업체들의 대응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취임까지 자격논란 등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투자확대와 일자리창출 등 경제살리기를 위해 `변화`를 원하는 현 정권의 특성상 통신업계 1위 업체인 이석채 사장의 `쇄신`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에는 이 사장의 `뚝심`도 한몫을 하고 있다.  김영삼 정부 시절 농림수산부 차관과 청와대 경제수석 등 요직을 거치면서 업무 추진력이 강한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결단력 있게 밀어붙이는 뚝심이 마치 `불도저` 같다는 평이다.

◇변화바람 불어온다

이 사장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조직개편을 곧 단행할 예정이다.

그는 초고속인터넷, 부동산개발 등 공급자 위주의 사업별 조직을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현행 8실 7부문 1본부 체제를 개인고객부문, 가구고객부문, 기업고객부문, 네트워크 부문 등 4개 부문과 그룹 전략실, 그룹쉐어드 센타, 재무실, 대외협력실, 윤리실, 홍보실, SD(Service Design)등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이중 개인고객부문은 KTF와의 합병을 고려, 모바일(이동통신)과 와이브로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그는 또 작년 남 전 사장 구속 사건으로 실추된 기업이미지 회복을 위해, 소비자 중심의 이미지 개선작업에도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후보자 시절 프라할라드 미국 미시간대학 경영학 교수가 쓴 `혁신의 새로운 시대(The New Age of Innovation)`란 책을 탐독했다는 후문이다.

이 책은 "혁신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 행동, 경험에 대응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기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며, 소비자 중심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KT가 네트워크 망을 활용한 공급자 중심의 경영을 펼쳤다면, 앞으로는 소비자 부가가치 극대화를 위해 변신의 필요성을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성장해법 무엇일까

이 사장이 풀어야 될 가장 큰 숙제는 KT의 새로운 모멘텀을 찾는 것이다.

KT는 휴대전화 사업과 인터넷전화에 밀려 주 수익원인 유선전화 사업이 부진한 상태다. 막대한 투자비를 들인 IPTV와 와이브로를 활성화 시켜야 하는 과제도 있다.

이 사장은 첫번째 해법으로 KT-KTF(032390)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양사 합병은 과거 이용경 사장 시절부터 검토돼 왔다. 하지만 KT의 시장지배력 등을 이유로 여론이 안좋았던 게 사실. 이제는 결합상품 경쟁이 가속화되고 통신시장 환경도 많이 변화된 만큼 제대로 합병을 추진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종의 생존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인 셈.

이를 통해 최근 8년간 매출액 11조원 대에 머문 성장 정체 문제를 돌파한다는 복안이다.
포화된 국내시장에서 경쟁하기 보다 해외 신 시장을 개척하는 일도 미래과제다.

이미 정부는 IPTV와 와이브로 해외진출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KT도 국내에서 쌓은 노하우를 경쟁력으로 해외시장에 나가 무대를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이 정통부 장관도 경험하는 등 통신산업에 대한 넓은 식견을 가지고 있다"면서 "성장정체 문제를 안고 있는 KT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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