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체력하면 박지성, 이근호·염기훈은 불만족"

  • 등록 2008-02-20 오전 11:38:00

    수정 2008-02-20 오전 11:38:00

[노컷뉴스 제공]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모처럼 쓴소리를 했다. 대상은 지난 17일 동아시아선수권대회 개막전이었던 중국전에 좌위 윙포워드로 선발 출격한 염기훈(울산)과 이근호(대구)다.

허정무 감독은 19일 중국 충칭의 선수단 숙소 칼튼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선수들에게도 약이 될 테니 얘기하겠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허 감독은 “솔직히 다른 선수들은 몰라도 중국전에 좌우 윙포워드로 나선 이근호와 염기훈의 체력은 만족스럽지 못했다”면서 “중국전에서 이근호와 염기훈의 체력이 확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예로 후반 오른쪽이 계속 돌파를 당했던 것과 후반 2분 중국에 첫 골을 허용했던 코너킥 상황에서 이근호와 염기훈이 미처 중앙으로 뛰어 들어오지 못함으로서 수비가담이 이뤄지지 않았던 점 등을 지적했다.

허 감독은 “선수라면 90분간 내내 페이스에 변화가 없어야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나 웨인 루니가 그 예”라고 말했다.

체력에 대한 얘기는 계속 이어졌다. 허 감독은 “나 역시 청소년대표 시절, 선착순 달리기를 하면 골키퍼보다 뒤져 감독으로부터 ‘저것도 선수냐’는 핀잔을 들을 정도로 체력이 약했다”면서 “그러나 체력은 노력하면 바뀌는 것이다. 보약을 먹고 체력을 키우는 게 아니라 훈련 상황에서 적응해야 하다. 힘든 상황을 한번 이겨내면 다음에는 한결 나아지고 그러한 상황들이 반복되고 습관화되면 내 몸에 일반화되는 것”이라며 강한 체력을 위해서는 반복 훈련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강한 체력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산소탱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허 감독은 “박지성도 타고났다기 보다는 맨유에서 그 리듬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겠나”면서 “일반적으로 선수들이 90분 풀타임 뛸 경우 10km 가량을 뛴다는 통계가 있는데 박지성은 12km 가량을 뛴다고 하더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며 축구대표팀의 간판 박지성의 체력을 극찬했다.

한편 대표팀 소집 첫날 선수들의 체력을 측정했던 허정무 감독은 이번 동아시아대회가 끝나고 선수들이 소속팀으로 돌아갈 때 측정된 데이터를 개인에게 제공, 소속팀에서의 맞춤 체력 훈련을 주문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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