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뻥튀기 상장 논란 쟁점은?…파두, 정상화 자신

금감원, 파두와 NH투자증권 관계자 검찰 송치
"매출 급감 숨겨 상장" vs 파두 "매출 예측 지속적 수정"
딥테크 기업 예상 매출과 실제 실적 차이 화두로
올해 실적은 상승세..파두 "사업 정상 궤도"
  • 등록 2024-12-22 오후 5:21:05

    수정 2024-12-23 오후 3:05:1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반도체 설계기업 파두(440110)와 상장 주관사 NH투자증권 관계자들을 검찰에 송치해 이제 검찰 수사와 법원의 판단이 남았다.

특사경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파두가 상장 과정에서 매출 급감 사실을 숨기고, 경영진이 개인적 매매 차익을 챙겼다고 밝혔다.

파두는 지난해 8월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실적 공시 후 주가는 사흘 만에 45% 급락했다. 당초 증권신고서에 제시된 2023년 연간 매출 추정치는 1202억원이었으나, 실제 실적은 작년 1분기 176억6400만원, 2분기 5900만원, 작년 3분기 3억 2000만원, 4분기 44억2700만원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이 사건이 상장 준비 중인 기업들의 시장 신뢰를 떨어뜨리고, 향후 예상 매출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파두는 검찰 수사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밝히면서 매출 급감 사실을 고의로 숨기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웨스턴디지털, 메타와의 협업으로 회사 경영이 정상화 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쟁점은 ①주주간 약정 ②매출 예상 ③경영진 도덕적 해이 여부

금감원은 파두가 ‘일정 기업가치 이상으로 상장하겠다’는 기존 투자자들과의 약정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매출 급감 사실을 숨기고 상장하면서, 공모가로 신주를 인수한 투자자들에게 주가 급락에 따른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파두는 작년 3월 발주 감소 및 중단 사실을 숨긴 채 사전 자금조달(프리IPO)을 통해 투자 유치를 했으며, 3~6월 상장예비심사 및 자금모집을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 과정에서도 주요 거래처의 발주 중단 등을 반영하지 않고 예상 매출액을 산정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프리IPO 과정에서 일부 경영진은 보유 주식 일부를 매도해 개인적인 매매차익을 실현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파두는 주주간 약정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매출 예측도 지속적으로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파두 관계자는 “상장에 앞서 손해배상 등이 필요한 주주간 의무조항은 보통주 전환 등을 통해 없어진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리IPO 당시에는 2022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훨씬 높은 매출을 예상했었지만, 시장 침체를 확인하고 예심청구서와 증권신고서에서 적극적으로 매출 예측을 하향 조정했다. 전체 기업용 SSD 시장이 전년대비 70% 이상 악화되는 사상초유의 업황악화를 신생기업으로서 미처 예상하지 못한 부분은 있으나 고의적으로 숨긴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프리IPO 과정에서 경영진의 매매 차익에 대해 금감원이 문제 삼은 부분에 대해선 “극히 일부 경영진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보유 주식의 1% 정도를 프리IPO에서 매각한 바는 있으나 상장을 포함해 이후 현재까지 경영진들은 단 한주도 팔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파두, 하반기부터 사업 정상 궤도로

이번 사태는 파두와 같은 기술성장기업(딥테크 기업)의 기술특례상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술특례상장은 회사의 기술 성장성만을 평가해 코스닥 시장에 특례 입학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더라도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은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중요한 경로로 활용된다.

파두와 같은 기술성장기업은 예상 매출액과 실제 실적 사이에 괴리가 있을 수 있는데, 파두의 경우 상장 당시 큰 시가총액을 기록하면서 ‘뻥튀기 상장’ 의혹에 휘말린 바 있다. 향후 검찰 수사에서는 파두 경영진이 매출 급감 사실을 고의로 숨긴 것인지, 아니면 예상과 실제 매출 간 차이를 반영한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 팹리스 업계에서는 2023년 2분기와 3분기 동안 최대 고객이었던 메타가 데이터센터 투자에 주춤하면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컨트롤러 시장이 침체된 시기로 기억하고 있다.

파두는 고성능 고용량 기업용 SSD 시장의 회복을 반영해 올해 하반기부터 경영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파두의 매출은 올 1분기 23억원, 2분기 71억원, 3분기 100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며, 4분기에는 분기 매출이 300억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두 측은 “4분기부터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사들을 위한 컨트롤러 양산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두는 지난 8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2024 FMS’에서 Gen6 컨트롤러 기술을 발표하며 기술력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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