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랐던, ‘민주-안철수’ 통합신당 발표

2일 새벽 0시 40분 ‘제3지대’ 통한 신당 합당 최종 합의
오전 9시20분, 출입기자들에게 긴급 공동기자회견 공지
  • 등록 2014-03-02 오후 5:14:06

    수정 2014-03-02 오후 5:14:06

[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신선한 충격이다”(박지원 민주당 의원)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의 2일 신당 창당 선언은 정치권에 놀라움으로 받아들여졌다. 취재진이 발표 직전까지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전격적이었다. 이는 공식적인 합의가 발표 전날이었던 지난 1일 ‘삼일절 회동’에서 결론이 났다는데서 이 같은 모습은 확연히 드러난다.

양측은 신당 창당의 기폭제로 작용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과정을 거쳐 교감을 쌓은 뒤, 신당 창당을 결정했다. 그야말로 아무도 몰랐지만, 누군가는 알았던 창당 과정이었다.

양측이 이날 밝힌 신당 창당 통합 과정의 배경에는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대선 공약을 잇따라 파기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되짚어 올라가면 지난 1월 24일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이 가진 오찬회동이 통합의 시발점이었다. 당시 두 사람은 회동 후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하고 구태정치를 반복하는 현 집권세력에 대해 국민들이 심판하실 것이라는데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재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 때 최소한의 가장 넓은 차원의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금태섭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민주당 측으로부터 선거연대 제안이 왔지만 기초선거 공천폐지 등 민주당 혁신에 대한 답이 없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결국 양측은 ‘기초선거 공천폐지’를 고리 삼아 통합을 향해 한걸음씩 다가가기 시작했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기초선거 공천폐지 공약을 여당이 지켜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기초공천 폐지를 둘러싼 밀고 당기기와 함께 신당 창당까지 긴박한 1주일이 시작됐다.

먼저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한 건 새정치연합이었다. 지난달 24일 안 위원장은 새정치연합이 이번 지방선거때무터 기초선거에서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 대표는 28일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다수의 최고위원으로부터 수락을 받았다.

본격적인 신당 창당 논의는 이 때부터 급물살을 탔다. 이날 밤 안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를 통보하며 연대 및 통합에 대해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 삼일절이던 지난 1일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아침 8시와 밤에 잇따라 만나 논의에 들어갔다. 자정이 넘은 2일 새벽 0시 40분 양측은 제 3지대를 통한 신당 합당에 최종 합의했다.

전격적인 결정인 만큼 양측이 창당을 발표하기까지는 강력한 보안이 유지되며 10시까지 긴박하게 돌아갔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각각 오전 9시 의결기구인 당 최고위원회(민주당)과 운영위원회(새정치연합)을 열어 창당을 의결했다. 9시라는 시간을 맞춘 것도 보안을 의식해서였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에서는 전화로 의견을 전달한 양승조 최고위원을 포함해 전원이 찬성했다. 더불어 김 대표는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당 중진들에게 창당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은 일부 참석자들이 격론을 벌인끝에 인준을 받았다.

오전 9시 20분 출입기자들에게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이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한다는 긴급 공지가 전달됐다. 대부분의 취재진들이 민주당의 무공천 폐지선언 정도를 예상했고 간혹 흘러나온 연대 추측은 뜬 소문으로 치부될 정도로 두 사람의 ‘신당 창당’ 발표는 파격적이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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