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 법정관리 후폭풍은?

  • 등록 2013-06-07 오후 12:26:48

    수정 2013-06-07 오후 5:28:51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국내 최대 벌크선사이자 3위 해운선사인 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받게 되면서 STX그룹 구조조정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또 회사채 시장과 해운업계에도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TX팬오션(028670)은 7일 법정관리 신청을 결정했다. 이에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STX팬오션의 회사채 등 모든 채무가 동결되고 법원의 관리 아래 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우선 법정관리 신청으로 1조2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투자자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STX팬오션의 부채는 선박금융 2조5000억원, 회사채 1조2000억원, 은행 채권 7000억원 등 4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웅진 사태’처럼 회사채 시장이 냉각되면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등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B+’였던 웅진홀딩스가 갑자기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회사채 시장은 신용등급이 우량한 곳으로만 투자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했다.

해운업계도 후파장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형편이 낫다는 평가를 받았던 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국내 1, 2위 해운사인 한진해운(117930)현대상선(011200)의 부채비율은 697.2%, 657.6%인데 반해 STX팬오션은 302.2%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국내 해운업계가 정책당국의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반이 무너지는 도미노 사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STX그룹 전체의 구조조정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STX그룹 측은 STX팬오션을 매각한 대금으로 조선업 중심의 그룹 재편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STX조선해양(067250), ㈜STX, STX엔진에 이어 STX중공업(071970)까지 4개 계열사에 대한 자율협약을 체결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다른 계열사의 경우 실사 결과 부채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면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있다. 채권단이 최근까지 내부적으로 STX조선해양의 추가 지원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 것도 이 때문이다. STX그룹의 지주사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이 추가 손실을 두고 보지 않고 STX측이 담보로 맡긴 (주)STX의 주식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STX그룹측은 STX팬오션의 법정관리가 그룹 구조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TX 관계자는 “팬오션은 계열사와 금융거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 “STX 팬오션이 비록 매각작업 불발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운사”라며 “시황이 회복되면 순익도 급속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임직원이 힘을 합해 신속한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TX팬오션 기업회생절차 신청 관련 일지▶2012.12.12 STX그룹, STX팬오션 매각 추진 발표 ▶2012.12.27 모건스탠리.SC증권 매각주관사 선정, 매각 추진▶2013.03.12 매각방식, 프라이빗딜에서 공개매각 방식으로 전환▶2013.03.29 공개 매각 실패▶2013.04.03 산업은행에 인수검토 요청▶2013.04.08 산업은행 PE부 예비실사 착수▶2013.05.31 인수결정여부 통지 공문 발송▶2013.06.05 산업은행 인수 포기▶2013.06.07 STX팬오션 기업회생절차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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