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노후차 혜택 때문에 그러는데, 혹시 전시차라도 살 수 없을까요?"(고객)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현대차 영업소. 신형 쏘나타를 사려는 고객의 문의에 한 영업사원이 쩔쩔매며 응대하고 있었다.
노후차 교체시 세제혜택이 올 연말로 종료됨에 따라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소비자들의 막판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문제는 인기차종의 경우 계약을 해도 차량 인도시점이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하다는 것. 그래서 신차를 구입하려는 노후차 지원 대상자들이 출고시기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 전시차량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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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형 쏘나타의 경우, 대기고객으로 인해 지금 계약하면 내년 1월 말 또는 2월 초께 받을 수 있다. 현대차측에 따르면 대기수요가 5만1000여 대로, 월 생산량 1만7000여 대를 감안하면 최소한 석달은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출고된 신형 쏘나타의 전시차량인 경우 거의 판매가 완료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11월에 출고된 차량 중 한 달 정도 전시가 끝나면 고객에게 판매가 가능한데, 노후차 지원 고객의 문의가 쇄도해 이 경쟁 또한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차의 경우 노후차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탁송료 정도를 깎아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포구에 위치한 현대차 대리점 직원은 "인기가 많은 신형 쏘나타와 투싼ix를 계약하는 고객에게는 계약할 당시 `대기수량으로 인해 연내에 차를 못받아 노후차 지원 혜택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내용을 더 확실히 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4일 출시를 앞두고 사전 계약 5000대를 넘긴 기아차 K7을 사려는 고객들도 마음이 다급해지기는 마찬가지다. 그랜저급 준대형차인 K7이 연말을 앞두고 나온데다 초기 주문 물량이 몰리면서 혹시 차를 연말 안에 받지 못할까 우려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 "내년 봄에나 가능하다고?"..없어서 못파는 수입차
수입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기차종인 폭스바겐의 골프와 도요타 캠리는 내년 4월께나 차량 인도가 가능하다.
도요타의 한 딜러는 "지난 15일자로 3200대 가량의 주문이 밀려 있다"면서 "올해 500대, 내년 700대의 월간 판매목표를 지키고 있어 고객들의 대기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 또한 내년 3월까지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벤츠의 한 딜러는 "E300 엘라강스 모델의 경우, 그나마 실버 색상을 선택하면 조금이라도 대기 시간이 빨라질 수 있다"면서 "회사 자체적으로 노후차 지원 대상에 한해 혜택을 연장하자는 의견도 논의되고 있으나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