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SK텔레콤과 STX 등의 부담이 한층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경기 불확실성이 큰 반도체 회사를 인수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보여왔다.
◇ 하이닉스, 2Q 영업익 4469억…경쟁사는 `적자` 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56% 감소한 446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직전분기에 비해서는 38% 증가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하이닉스의 실적이 지난 2010년에 비해 악화됐지만 최근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등 주요 경쟁업체는 2분기에 대규모 적자를 냈다. 대만 파워칩의 영업이익률은 -33.7%였으며 난야와 이노테라의 영업이익률도 각각 -56.9%, -34.3%에 그쳤다.
대만 반도체 가격 정보 웹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7월 상반월 DDR3 1Gb 128Mx8 1066MHz의 가격은 0.84달러로 이 제품에 대한 가격 집계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이 극심한 침체를 보인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SK텔레콤이 하이닉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즉시 등급 하향 검토대상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하이닉스가 양호한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시장의 우려가 많이 해소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 하이닉스의 주가가 하락한 만큼 더 낮은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분기 하이닉스가 양호한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매수자의 부담이 줄었다"며 "3분기에 실적이 개선되면 하이닉스가 충분한 자생력을 갖췄다는 점이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우려의 핵심은 반도체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골칫덩이`를 인수한다는 점이었다"며 "최근 주가도 하락한 만큼 인수가격이 조정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채권단 관리가 시작된 2002년 이후 하이닉스의 EBITDA는 24조921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총 투자금액은 21조5050억원. 하이닉스는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마이너스(-) EBITDA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 2분기 EBITDA 역시 1조311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스스로 현금을 조달해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춘 회사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시장의 우려 중 하나는 반도체 사업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라면서도 "하이닉스가 이미 자생력을 충분히 갖춘 회사인 만큼 이러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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