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제 "하이닉스 기술이전은 생존문제..누구도 못막아"

"하이닉스 경영활동 누구도 막지 못해"
"삼성특검, 빨리 마무리 되길"
  • 등록 2008-03-11 오전 11:30:00

    수정 2008-03-11 오전 11:00:24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삼성전자 CEO를 지냈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하이닉스반도체가 대만업체에 메모리반도체 기술이전을 협의하는 것과 관련, 생존을 위한 경영활동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최근 일본 IT업체들이 협력해 삼성전자를 공격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과거에도 기업간 연대가 힘을 발휘하지 못한 만큼 크게 우려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진 전 장관(사진)은 11일 오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신성장동력 포럼 후 기자와 만나 "하이닉스(000660)는 최근 기업 생존을 위해 투자유보액 보다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하이닉스가 대만 프로모스에 기술을 제공하고 반도체를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해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냐"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최근 대만 프로모스에 50나노급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기술이전을 협의하고 있다. 이에대해 하이닉스는 프로모스와 협의하고 있는 기술은 선행기술이나 설계기술이 아닌 양산기술에 불과하므로 기술유출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경쟁사인 삼성전자(005930)는 설계기술이나 양산기술 모두 반도체 핵심기술인 만큼 핵심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기술유출방지법에 따라 처리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진 전 장관은 "과거 하이닉스가 중국에 진출했을 때에도 이와 같은 기술유출 문제가 제기됐다"면서 "국가적으로 보면 기술유출을 걱정할 수 있지만 WTO 제소 등으로 인해 국가가 나서서 기업활동을 막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진 전 장관은 "국민연금 같은 기관에서 하이닉스 지분을 확보해 투자를 지원하는 것은 모를까, 하이닉스 지분을 갖고 있는 채권단도 현 상황에선 자금투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영활동을 막았다가 하이닉스가 망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진 전 장관은 그러나 "우리나라 업체들이 일본 반도체 기술을 도입한 이후 지금과 같이 성장했듯 우리 기술을 대만에 제공하는 것은 우려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대만 반도체업체들은 유난히 메모리 기술이 약하며 과거에도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메모리 양산기술을 대만에 전해준 적이 있지만 메모리 분야에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최근 일본 LCD 및 반도체 업체들이 연대해 삼성전자를 공략하고 있는 점에 대해선 "삼성이 특검문제로 위기에 있을 때 일본이 공격을 가하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일본 기업간 연대가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면서 "이번에도 분위기상 우려될 지 모르지만 큰 위협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 삼성특검과 관련해서는 "빨리 끝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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