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18일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빌딩에서 제4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보통주와 우선주 7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 안건에 대해 의결했다. 또한 주주들은 이날 현 회장 사임 및 신임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날 감자 결정에 따라 현대상선의 보통주 1억 9670만 7656주와 우선주 1114만 7143주는 7대1 비율로 감자된다. 자본금은 1조 2124억 8600만원에서 감자 후 1732억 1200만원으로 줄어든다. 신주는 오는 5월 6일 상장된다. 현대상선의 자본잠식률 50%인 상태가 2년 연속 발생하면 상장폐지 요건이 되기 때문에 재무구조를 하기 위한 조치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조 7685억원, 영업손실 2535억원을 기록했다. 비지배 지분을 제외한 자본총계/자본금 비율이 20.2%로 50% 이상 자본잠식 상태다.
마포에 거주 중이라는 한 주주는 “주가가 자꾸만 떨어지니 막막하다. 우리가 한 마디 한다고 감자 결정이 바뀔 리 없지만 너무하다. ‘시황이 안 좋다’, ‘어렵다’고만 하지 말고 좀 더 노력해달라”며 “조선업체들은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는데 조선이나 해운이나 똑같은 것 아닌가. 이대로 상장폐지 시킬 수는 없으니 원안대로 통과를 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감자에 대해서는 일부 반대 의사도 나왔다. 기업 재무구조에 대한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져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주 지분 9.9%를 보유한 현대중공업(009540)은 기권을 표명했고 4.6%를 보유한 현대건설(000720)은 주총에 앞서 감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날 반대의사를 표명한 총 주식수는 1250여 만주에 달했다.
이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 심정으로 노력하고 있다. 용선료를 조정하고 채무재조정을 하는 등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가시밭길이지만 임직원 모두가 현대상선의 미래를 걱정해주시는 주주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을 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주총은 20여분 만에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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